꽃시 사랑

석류꽃 / 이승자 꽃시

박남량 narciso 2008. 6. 18. 13:43

 

     석류꽃

 

     이승자

 

     내뱉은 꼭두서니

     입술 하나 터뜨렸나

 

     다홍구슬 알알이 쏟아지려나

     눈이 신 감이로운 꽃이슬

     흥근히 흥근히 고여 넘치리

 

     벌나비도 잠을 설친 후원에

     초롱 밝힌 별당 아가씨

 

     첩첩 규방 안에 고개 숙여도

     뙤약볕을 노근노근 속으로 들이켰다

 

     가을 하늘 한 조각 깨물고

     곤지 찍고 석류잠 꽂고

     별당 아가씨, 촛불 같은 별당 아가씨

     환히 초례상 앞으로 나오라

 

     까르르 온 천지에

     가을이 쏟아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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