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사랑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박남량 narciso 2016. 6. 22. 13:40


사랑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수도원에 고명한 수도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까운 거리에 춘부의 집이 있었습니다. 수도원은 엄숙하고 성스러웠으나 춘부의 집에는 건달들이 쉬임없이 드나들었습니다. 어느 날 수도사는 춘부를 불러다놓고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밤낮으로 당신은 죄를 짓고 있다. 어떻게 그 죄의 대가를 받으려 하는 거요?"

가난한 춘부는 눈물을 흘리며 참회를 합니다. 신께 간절히 기도하며 용서를 빕니다. 그러나 무식하고 다른 재주가 없는 이 여인은 다른 직업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건달들은 계속해서 그 집을 드나듭니다. 수도사는 그 집으로 한 사람이 드나들 때마다 뜰에다 돌을 하나씩 모았습니다. 날이 감에 따라 돌무더기가 커갔습니다.

어느 날 수도사가 춘부에게 말하였습니다.

"여인아, 이 돌무더기가 보이느냐? 이 돌 하나하나는 당신이 상대한 남자들의 숫자요. 당신은 천벌을 받을 거요."

춘부는 집으로 돌아가 통회하며 울부짖었습니다.

"신이시여! 이 비참한 삶에서 벗어나게 도와주소서!"

그날 밤 죽음의 사자가 찾아와 이 두 사람을 데려갔습니다. 그런데 춘부는 천국으로 갔지만 수도사는 지옥으로 보내졌습니다. 춘부가 천당으로 가는 것을 본 수도자가 항변을 하였습니다.

"어떻게 신의 심판이 이렇단 말인가. 나는 일생동안 금욕과 절제 속에서 신을 경배하며 살았다. 그런 나는 지옥으로 가게 되고 일생동안 간음죄만 지은 저 여인은 하늘나라로 가게 되다니 말이 되는가?"

신의 사자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너는 수도사라는 자만심과 명예만 지키며 살았다. 신의 이름으로 죄를 가릴 줄만 알았지 사랑을 베풀 줄 몰랐다. 저 여인은 몸으로 죄를 지었지만 마음으로는 뉘우치며 살았다. 가난한 자의 편에 서서 있는 것을 나누며 살았기 때문이다. "


우리가 한평생을 살면서 신과 지식과 부귀와 정치와 권력의 이름을 팔아 혹시 자만심과 명예를 중요시하고 어렵고 힘들고 소외된 이웃을 등한시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라마크리슈나 우화입니다.

신의 사자는 수도사에게 지상에서 죽은 후에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여줍니다. 수도사의 장례는 온통 꽃으로 꾸며져 있고 헤일 수 없을 만큼의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춘부의 시신은 헌 누더기로 싸여 있었으며 꽃 한 송이 없고 찾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신의 사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상의 대접이 하늘의 대접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라. 신은 인간의 순수를 본다. 춘부보다 더 더러운 것은 종교의 매춘, 지식의 매춘, 권력의 매춘이다."<꽃사진: 덩이괭이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