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운용에 따라 불의가 물러가고 정의가 구현되어 문제점이 해결됩니다
사람이 외면적인 모습이 반드시 내면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의 본 모습을 판단할 수 있을까요? 중국의 가장 오래된 병서(兵書)로서 최고봉인 무경칠서(武經七書)의 하나인 육도(六韜)에서 사람을 뽑을 때 관찰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재를 구하고 있던 문왕(文王)은 어느 날 사냥을 나갔다가 위수(渭水)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기인(奇人)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흔한 낚시꾼이 아니었습니다. 그와 이야기를 해 보니 전략가로서 당시의 정세를 꿰뚫고 있었습니다. 문왕은 자신의 할아버지(太公)가 늘 바라던(望) 사람을 만난 것이라며, 그를 태공망(太公望)으로 불렀으며 그가 강상(姜尙)입니다. 대략 기원전 11세기경의 이야기입니다.
“임금이 군사를 일으키려면 뭇사람 속에서 뛰어난 자를 선발하고 훈련을 더하여 임명하는 것이 원칙인데, 그 인물의 높고 낮음을 구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문왕(文王)이 물으니 태공(太公)이 대답했습니다.
“인물에는 겉모양과 내실이 일치하지 않는 열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현자 같으나 내심은 사리분별이 없고 못난 자,
겉은 온화하고 선량해 보이나 실제로는 도둑질 하는 자,
겉모양은 공경하는 체하지만 실지(實地)에 있어서는 교만한 자,
매우 겸손하고 삼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속으로는 공경하는 뜻이 없는 자,
진실하고 무게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지에 있어서는 성심이 없고 속이는 자,
계획을 세우기를 좋아하면서도 결단력이 없는 자,
겉으로는 과감해 보이지만 실지에 있어서는 성심이 없고 속이는 자,
성실하게 보이지만 실지에 있어서는 신의가 없는 자,
겉보기에는 어리석은 것 같으나 실지에 있어서는 충실한 자,
괴이한 것을 좋아하고 과격한 언동을 하면서도 실지에 있어서는 효과를 올리는 자,
겉으로는 용감한 척하지만 실지에 있어서는 겁이 많은 자,
겉으로는 엄숙하고 성실한 것 같지만 마음속으로는 사람을 업신여기는 자,
엄격하고 냉혹한 것처럼 보이지만 도리어 고요하고 성실한 자,
겉으로 보기에는 위세가 없고 풍채도 보잘것없으나 일단 일에 임하면 주도면밀하여 무슨 일이든 다 성취할 수 있는 자,
이상이 겉에 나타나는 것과 실제가 서로 맞지 않는 열 다섯 가지 경우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천하게 여기는 인물이라도 성인은 이를 존중해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범인으로서는 판단이 미치지 못하고, 오직 뛰어난 밝은 지혜를 가진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는 것입니다.”
문왕(文王)은 강상(姜尙)을 중용하고 그의 딸(邑姜)을 둘째 아들의 부인으로 삼으면서 사돈이 됩니다. 문왕이 죽자 둘째 아들이 이어 왕이 됩니다. 그가 후에 주(周)를 건국한 무왕(武王)입니다.
“그렇다면 그 내실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무왕(武王)이 묻자 태공(太公)이 대답했습니다.
“그것을 아는 데는 여덟 가지 징험(徵驗)에 의합니다.
첫째, 말로서 물어 그 대답이 얼마만큼 자세하며 합리적인가를 살펴야 합니다.
둘째, 이것 저것을 물어 그 대답이 임기응변에 능하며 재능이 있는가를 시험해 봅니다.
셋째, 첩자를 보내 그 마음을 살피게 하여 성실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확인하게 합니다.
넷째, 일을 드러내 놓고 분명하게 물음으로써 그의 생각하는 바와 취향으로 덕행 여하를 관찰합니다.
다섯째, 재화를 취급하는 직무를 맡겨서 염결(廉潔)한가 어떤가를 살핍니다.
여섯째, 여색으로 시험하여 정결한가 어떤가를 관찰합니다.
일곱째, 어려운 일이 일어났음을 알려서 용기가 있고 없음을 시험합니다.
여덟째, 술을 취하도록 먹여서 그 태도를 관찰합니다.
이상 여덟 가지로써 관찰한다면 그의 현명함과 불초함을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간신과 충신을 구별하는 건 인류 역사상 지도자들의 오랜 숙제였습니다. 아마도 끝내 풀리지 않은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입니다. 간신이라고 광고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히려 생김새는 충신일 수 있습니다. 지도자는 늘 고민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도자 자신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훌륭한 신하를 만날 수 있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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