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빵 속에 든 금화 한 닢

박남량 narciso 2015. 1. 29. 13:51


빵 속에 든 금화 한 닢




옛날 독일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어느 해인가 그 땅에 극심한 흉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게 되었습니다.

그때 어떤 돈 많은 노인 부부가 날마다 빵을 만들어서
동네 어린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들은 아이들로 하여금 매번 빵을 한 개씩만 가지고 가도록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은 서로 조금이라도 더 커 보이는 빵을 차지하겠다고 난리를 떨었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한 여자아이만큼은 예외였습니다.
언제나 맨 끝에 섰습니다. 자연히 그 아이에게 돌아가는 빵은 항상 제일 작은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더 큰 빵을 차지하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
자기에게 빵을 나누어 준 노인 부부에게 고맙다는 말조차도 제대로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여자아이는 제일 작은 빵을 차지하면서도
언제나 깍듯하게 그 노인 부부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따라 그 여자아이에게 돌아온 빵은 유난히 더 작아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자아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노인 부부에게 빵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한 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여자아이는 빵을 먹으려고 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빵 속에 금화 한 닢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옆의 메모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것은 너처럼 작은 것일지라도 잊지 않고 감사하는 사람을 위해서 우리가 마련한 선물이란다.』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따라 고통받는 이들에게 자선을 실천하도록 일깨우기 위해 설정한 날이 자선 주일입니다. 대림 3주일 자선주일(2014.12.14) 대구주보에서 옮겨 나누는 글입니다. 진정한 자선 행위는 인간을 끝까지 버리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따라, 고통받는 이들의 고통이 끝날 때까지 베풀어지는 손길이며,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마태 6,3) 제한 없이 베푸는 데에 있다(루카 6,30). 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성화는 베를린 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Rembrand의 군중에게 설교하는 세례자 요한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호소에 관심이 없으며 저마다 자기 볼 일을 무심히 보고 있습니다. 회개했다는 표시로 자선을 행하라 하시는 하느님의 전갈에 귀를 막고 있는 이 구경꾼들의 모습이 오늘의 우리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아닐까요.
<램프란트, 군중에게 설교하는 세례자 요한, 베를린 국립박물관 소장, GoodNews>










  

'삶의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기하면 날지 못합니다  (0) 2015.02.24
어머니의 눈물  (0) 2015.02.21
털 신  (0) 2014.07.01
그릇이 비워 있어야 쓸모가 있다  (0) 2014.03.18
하늘을 바라보며 진지한 질문을 던져 봅시다  (0) 2014.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