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심(變心)이란 형체가 없는 유령과 같다
옛날에 얼굴이 몹시 예쁜 여인이 있었다. 이 여인은 두 해 전에 결혼을 했는데도 늘 남편 모르게 다른 사내를 만나 좋지 않을 짓을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음탕하기 이를 데 없었다.
어느 날 그 여인은 새로 사귄 애인이 마음에 들어 옆집 노파에게 돈을 주며 부탁했다.
『저는 지금 애인과 멀리 떠나려 해요. 이번에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니 제가 떠나고 나면 할멈이 다른 사람의 시체를 제 방에 가져다 놓고 제가 죽었다고 하세요. 그러면 우리 남편은 그 말을 믿을 거예요.』
옆집 할머니에게 당부를 하고 여인은 애인을 따라 멀리 도망쳐버렸다.
한편 일터에서 돌아온 여인의 남편은 자기 아내가 죽었다는 옆집 할머니의 말을 듣고 몹시 슬퍼하였다.
그는 관속에 든 시체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아내가 죽은 것이라고 옆집 할머니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버렸다.
얼마 후, 새 애인에게 싫증을 느낀 여인이 남편을 찾아왔다.
어리석기는 하지만 자신을 끔찍이 위해 주는 사람은 아무래도 남편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여보, 내가 왔어요!』
아내가 죽었다고 믿은 탓에 날마다 상심하던 남편은 깜짝 놀랐다.
『당신은 누구요?』 『저는 당신의 아내예요.』 『뭐라구요? 아내는 얼마 전에 장사를 치렀소. 그런데 당신이 나의 아내라니 믿을 수가 없소!』
여인은 진심으로 용서를 빌었다. 『이젠 당신 곁을 떠나지 않겠어요. 그러니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그러나 여인의 남편은 당치 않은 일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사랑하는 나의 아내가 죽은지 얼마되지 않은 지금 당신이 나의 죽은 아내라고 말하는 걸 보니 필경 당신은 아내의 유령일 것이오.』
여인의 남편은 유령과는 살 수 없다고 하며 그 여인을 쫓아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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