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처구니 없는 착각을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 기력이 쇠진할 대로 쇠진한 늙은 고양이가 있었다. 이제는 날쌘 고양이들을 쫓아다니며 사냥도 하지 못할 기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햇볕이 여물게 비치는 양지녘에 앉아 작은 구멍으로 들락거리는 쥐들만 바라고 있었다.
구멍 밖에 있는 고양이를 보고 쥐들은 무척 놀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양이를 경계하는 마음이 없어지게 되었다.
고양이는 이제 기력이 없어 자신들을 잡아먹을 수 없다는 것을 쥐들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어느 날 생쥐 한 마리가 고양이에게 물었다.
『아니 왜 그렇게 앉아 있어요? 그렇게 앉아 있으니 우리가 불편하잖아요?』 『무슨 소리, 나는 지금 참선을 하는 중이란다.』 『참선이라니요?』 『참선도 몰라? 나는 젊어서 너희 쥐들을 많이 잡아먹었기 때문에 지금은 이렇게 참선하며 죄를 뉘우치는 거란다.』
쥐들은 고양이의 행동을 몹시 반가워하며 고양이를 존경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고양이 말은 쥐를 잡아먹기 위한 수작에 불과했다.
고양이는 구멍 옆에 앉아 있으면서 맨 나중에 들어가는 쥐를 낚아채 잡아먹어 버렸다.
쥐들이 구멍을 나올 때에는 참선을 하는 척 하다가 들어갈 때 한 마리씩만 잡아먹어 버렸기 때문에 잡혀먹지 않은 쥐들은 동료가 죽어가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이렇게 여러 날이 지나자 쥐들의 수효가 점차 줄어들었다.
처음엔 어니 다른 곳으로 갔겠지 하던 쥐의 왕도 늙은 고양이가 잡아먹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흉측스런 고양이 같으니!』 그 다음부터 쥐들은 고양이를 경계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