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사랑

배롱나무 꽃 / 예당 조선윤

박남량 narciso 2010. 9. 30. 17:03

 

 

 

      배롱나무 꽃
             

       예당 조선윤


      화무십일홍이요

      열흘 붉을 꽃 없다지만

      석 달 열흘 피워내어 그 이름 백일홍이라

      뜨거운 뙤약볕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꽃봉오리 터지던 날

      진분홍 주름치마 나풀거리며

      살랑이는 바람결에 살포시

      미끈한 속살 내비치는 한여름의 청순한 화신이여!

      제 안에 소리없이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도

      온몸 다해 다시 피워내어

      폭죽처럼 터져 선혈처럼 낭자하다

      반들반들한 수피에 붉는 간질 나무여

      화려한 꽃그늘 밟으며

      꽃 폭죽 맞으며 여름 가고

      꽃 카펫 밟으며 가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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