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사랑

달개비 꽃 / 박인걸 꽃시

박남량 narciso 2010. 10. 11. 11:59

 

 

       달개비 꽃


       박 인 걸



       보랏빛 감자 꽃이

       여름 햇살에 출렁일 때

       떳떳한 양심으로

       아무데나 뿌리를 박고

       새파란 자존심을 세우며

       작은 꽃잎을 피우기 위해

       맑은 하늘을 마시던

       밤이슬에 가슴을 씻어

       진주보다 곱게 피는

       잉크 빛 밝은 웃음에

       코끝이 저며 온다.

       여름 냄새 짙게 풍기는

       낮은 들풀과 어깨동무를 하고

       장맛비에 춤을 추며

       점령지대를 넓혀만 가는

       누구를 위해 살던

       끈덕진 생명력이 경이롭다.

       의지는 강철보다 더 강하고

       꽃잎은 핏물보다 더 진한

       나는 너의 투지 앞에

       모자를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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