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사랑

개망초 꽃 / 박인걸 꽃시

박남량 narciso 2010. 7. 9. 11:52

 

       개망초 꽃



       박 인 걸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존귀한 위치에 있지 못해도

       버리진 땅을 점령하며

       소박하게 피는 꽃


       존재에 대한 불평이나

       모양에 대한 열등감도 없이

       자기들 모습 그대로

       종족의 영역을 넓혀가는


       탁월한 색상을 뽐내거나

       흥건한 향을 내 뿜어

       벌 나비들 주목받지 못해도

       유월 햇살에 밝게 웃으며


       눈길 주는 이 없고

       때로는 짓밟히고 꺾여도

       처연하게 다시 일어서는

       잡초다운 잡초 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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