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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전(兩班傳)
조선 순조 때의 실학파 학자 연암 박지원이 지은
대표작으로 한문 단편소설이다.
지은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지은이의 초기작품으로 보인다.
조선 후기는 임진, 병자 양란의 후유증으로
엄격한 신분 질서가 동요하기 시작했으며
상업의 발달과 농업 생산력의 발달 등으로
상민 부자들이 많이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의 지배 관료층은 혼란한 사회를
개혁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고
공허한 명분에 얽매여 있었으며
관료 사회의 부패 또한 극심한 시기였다.
양반전은 이와 같은 조선 후기 사회의
한 단면을 풍자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강원도 정선군에 한 양반이 살고 있었는데
정직하고 글읽기를 좋하한 인물이지만
생활능력이 없어 관가에서 내어주는
관곡을 꾸어 연명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여 먹은 것이 천 여석이나 되었는데
이 관곡을 갚을 길이 막연하였다.
관찰사가 이 고을에 관곡을 조사하였는데
천여 석의 관곡이 없어져서
군수로 하여금 투옥을 명하게 하였으나
군수는 참으로 난감하여 망설이고 있었다.
이때 이웃의 돈 많은 상민이
관가에 천여 석을 갚아 주고 양반권을 이양받았다.
이에 군수가 증인으로 나서서
양반권을 이양받은 상민에게 양반에 대한
요식행위 및 행동절차를 기록해 주었는데
양반이 된 이 상민은
양반 행세의 까다로움에 크게 실망하여
양반하기를 거부하고 다시는
양반 소리를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양반전의 줄거리는
당시 무위도식하는 양반들의 생활상과
동시에 재물로써 양반신분을 향유하려던
상인계급의 허욕을 풍자하고 있다.
즉 양반의 무능력과 부패상을 폭로함과 동시에
서리들의 농간과 관료들의 횡포를
풍자와 해학으로 고발하고
자기 신분을 망각하고 양반 사회를 동경하는
상인들의 허왕된 망상을 풍자하는 반면
양반의 신분을 아무리 돈을 주고 산다 해도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양반 노릇은
상민 계급들은 할 수 없다는 것을 과시하므로서
양반의 천부적인 양태를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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