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마음을 만인의 아래에 두는 것이 어찌 해롭겠습니까

박남량 narciso 2016. 5. 31. 10:36


마음을 만인의 아래에 두는 것이 어찌 해롭겠습니까



사람은 착하면 착할수록 더욱더 겸손하고 몸가짐을 낮게 합니다. 우물은 깊을수록 물이 더욱 달고, 벌집은 낮은 곳에 있을수록 꿀이 더욱 많고, 과일은 익으면 가지가 반드시 늘어지고, 곡식은 여물면 이삭이 반드시 고개를 숙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도 그러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합니다. 열자(列子)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옛날에 양주라는 사람이 송나라를 지나다가 어느 여관에 묵었습니다. 그런데 그 여관집 주인에게는 두 사람의 여인이 있었습니다. 두 여인 중에 한 사람은 빼어난 미인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아주 못 생긴 얼굴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못생긴 여자는 귀여움을 받고 아름다운 여자는 천대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양주가 의아해서 그 까닭을 물으니 여관집에서 일하는 아이가 대답했습니다.

"아름다운 여자는 스스로 아름답다고 하지만 마음이 일그러져 있으니 저는 그 아름다움을 모르겠고, 못생긴 여자는 스스로 못생겼다고 하지만 말과 행동이 참으로 단정하고 고와서 저는 그 못생긴 것을 모르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양주가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제자들이 기억하라. 행실이 현명하여도 스스로 현명하다는 생각을 버리면 어디에 간들 사랑을 받지 않겠느냐."

인간이 자신을 너무 내세우면 멸시를 당하는 반면 겸손하고 덕을 베풀면 주위로부터 사랑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즘 얼짱이다 몸짱이다 외모 가꾸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또한 역사의식 논란에 곤혹을 치르는 뉴스거리도 있습니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양과 아울러 내면을 알뜰히 다지는 일에도 소홀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훌륭하게 되면 될수록 더욱더 겸손하여야 합니다.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모든 일을 더욱 겸손히 하여야 한다고 성서에서 가르칩니다.

"네가 높아질수록 자신을 더욱 낮추어라. 그러면 주님 앞에서 총애를 받으리라"(집회 3,18).<꽃사진: 찔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