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만리장성을 허문단 말이냐라는 괴여만리장성
이씨 조선 때
평안감사로 있던 박엽을 인조가 죽였을 때
괴여만리장성이라고 그의 죽음을
아까와한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박엽이 있는 동안은
청나라가 압록강을 넘어오지 못하였는데
박엽이 죽었다는 말을 듣자
압록강을 넘어오게 되었으며
병자호란이란 치욕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청나라로 항복하러 가는 인조임금을
호송하고 가던 청나라 장수 용골대도
인조의 등을 채찍으로 후려치며
이제야 박엽을 왜 죽였던가 하는
생각이 들겠지? 하고 호통을 쳤답니다.
용골대는 원래 박엽의 부하였는데
박엽이 역적의 누명을 쓰고
죽는 것을 보자 그 길로 도망쳐
청나라 부하가 되었다고 합니다.
壞汝萬里長城(괴여만리장성)
자기 스스로 자기의 만리장성과 같은 존재를
허물어 없앤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의 어처구니 없는 처사를
통탄할 때 쓰는 말입니다.
이 말은 중국의 송나라에 단도제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단도제는 관우와 장비에 비교해서 말할 만큼
용력이 뛰어났습니다.
단도제의 위세로 대치하고 있던 위나라에서
감히 송나라를 넘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임금이 병이 위독한 틈을 타서
정권을 노리는 권신들이 단도제를 궁중으로
불러들인 다음 천자의 명이라 속이고
단도제를 구속하게 됩니다.
소인들의 꾀에 속아 잡힌 것을 알고
분을 참지 못한 단도제는
냉수를 청해서 한 말이나 들이키고 나서
머리에 쓰고 있던 건을 벗어 내 던지며
너의 만리장성을 허문단 말이냐!
壞汝萬里長城(괴여만리장성)하고
외쳤습니다.
단도제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두려울 것이 없다고 위나라에서 침범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우리에게 괴여만리장성이 또 있습니다.
임진왜란과 같은 무서운 외적의 침략을 받고
있는 속에서도 이순신 장군 같은 분을
역적으로 몰아 옥에 가두는 일을 자행했고
김덕령장군을 같은 누명을 쒸워 죽였으니
이 모두가 개인의 영달에 눈이 어두워
내 나라 만리장성을 내 손으로 허무는 처사
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다시 한번 음미하여야 할 말입니다.
壞汝萬里長城(괴여만리장성)
'고사 성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거제도 강급제와 고사성어 고좌우이언타 (0) | 2006.04.26 |
---|---|
아교풀로 고착시키면 한 가지 소리 밖에 나지 않는다 (0) | 2006.04.22 |
대나무와 비단에 공명을 드리운 고사성어 공명수죽백 (0) | 2006.04.14 |
내 혀를 보라 그리고 있느냐 없느냐! (0) | 2006.04.12 |
고사성어 파경중원 이야기 (0) | 2006.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