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원추리
고사성어 破鏡重圓 이야기
남북조시대 남조의 마지막 왕조 진의
시종인 서덕언이 수나라와 싸울 때
아내를 불러 말하였습니다.
이 나라가 망하면 당신은 얼굴과 재주가
남달리 뛰어나므로 적의 수중에 넘어가
어느 귀한 집에 들어가게 될거요.
그렇게 되면 다시 만날 수 없겠지.
그러나 혹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누가 아오.
그럴 경우를 위해 하면서
거울을 둘로 쪼개어 한 쪽을 아내에게 주며
다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것을 소중히 간직하고 계시오.
그리고 정월보름날 시장 바닥에서 살피고 계시오.
만일 내가 살아 있다면 그날은 내가 찾아갈테니.
두 사람은 깨어진 거울 반쪽씩을
각각 품 속 깊숙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얼마 안 있어 진나라는 곧 망하고
서덕언의 아내는 예상한 대로 수나라로 끌려 갔습니다.
그녀는 수 문제 양견의 오른팔인
월국공 양소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서덕언이 난리 속에 겨우 살아 남아
밥을 얻어 먹으며 수나라로 가서
약속한 정월 보름날 시장으로 가보았습니다.
깨진 반쪽 거울을 들고
소리 높이 외치는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거울을 사시오. 단돈 십금이오.
누구 살 사람 없소?
거져 주어도 싫다고 할 깨어진 반쪽 거울을
십금이나 주고 살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지나가는 사람들이 비웃기만 했습니다.
서덕언은 내가 사겠다며
사나이를 숙소에 데리고 가서
거울에 얽힌 사연을 이야기한 끝에
품 속에 간직하고 있던 다른 한 쪽을 꺼내어
맛붙이니 감쪽같이 하나로 둥글게 변하였습니다.
서덕언은 붙여진 거울 뒤에 시 한 수를 적었습니다.
거울은 사람과 더불어 함께 가더니
거울만 돌아오고 사람은 돌아오지 않누나.
다시 항아의 그림자는 없이
헛되이 밝은 달빛만 멈추노나.
심부름 갔던 사나이가 가지고 돌아온
거울을 본 서덕언의 아내는
그 뒤로 먹지도 않고 울기만 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양소는
두 사람의 굳은 사랑에 감동되어
서덕언을 불러 그녀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 주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생이별한 부부가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을
파경중원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파경이란 말은 깨어짐으로
한 쪽이 떨어져 없어지거나 금이 가서
다시 거울의 구실을 못하게 된다는 뜻인데
破鏡重圓이란
깨진 거울이 다시 둥글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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