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나의 전부를 바칠 마음을 지녀라

박남량 narciso 2014. 10. 21. 15:02

 



나의 전부를 바칠 마음을 지녀라





              거지가 마을로 구걸을 나섰다.
              집집을 기웃거리며 구걸을 하던 거지는
              저만치서 다가오는 한 대의 황금마차를 발견했다.
              눈이 부시도록 화려한 황금마차를 바라보며
              거지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왕이 아니면 저런 마차를 탈 수 없을 거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그는 갑자기 희망이 부풀어 올랐다.
              틀림없이 저 마차 속의 왕은 인자하신 분이라서
              많은 보물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윽고 마차가 멈추면서 왕이 마차에서 내렸다.
              왕은 거지에게 인자한 눈길을 주며 미소를 지었다.
              거지는 마침내 행운이 찾아왔다고 감격했다.
              그때 갑자기 왕이 그에게 오른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그대는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거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멍청한 표정이 되어 왕에게 말했다.
              『구걸하는 거지에게 무엇을 달라는 말씀입니까?
              임금님께서는 설마 농담을 하시는 건 아니시겠지요.』


              그러나 거지는 주뼛거리면서 자기의 호주머니를 뒤졌다.
              그의 동냥 자루에는 마을에서 구걸한 
              얼마의 돈과 물건이 들어 있었지만 
              그는 일부러 호주머니에서 아주 작은 곡식의 
              낱알 한 개를 꺼내어 왕의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왕은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며
              그 곡식 낱알을 소중히 집어들고 돌아섰다.

              늦게야 집으로 돌아온 거지는 종일토록 구걸한
              물건이 가득한 자루를 방바닥에 쏟아 놓았다.
              그런데 초라한 무더기 가운데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것은 낮에 만났던 왕에게
              주었던 곡식의 낱알이었다.

              그 낱알은 반짝반짝 빛을 내는 황금 낱알로 변해 있었다.
              거지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방바닥에 덜썩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곧장 울음을 터뜨렸다.



              『아! 임금님께 나의 전부를 바칠 마음을 지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거지는 누구에겐가 얻어 오는 일만 경험했지
              남에게 어떤 것이라도 주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남에게 줄 수 있는 마음조차 가져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