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문화

나라꽃 이야기(3)

박남량 narciso 2007. 2. 1. 09:40

나라꽃 이야기(3)

 


꽃을 한 나라의 상징으로
정하여 쓰기 시작한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 깊이 고증된 일이 없다.  
대체로 19세기 중엽에 들어서면서부터
서양에서 왕실의 문장이나
훈장, 화폐 등의 표상으로
가장 많이 쓰여 온 식물들이
그 나라를 상징하는 나라꽃으로
자연스럽게 굳어진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널리 알려진 전설이나 또는 문학을 통해서
그 나라 국민의 가슴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꽃들이
국가와 민족을 상징하는 꽃으로
자연스럽게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필리핀 국화 삼파귀타(Sampaguita)
말리꽃은 넓게는 재스민의 일종이며
재스민과 같이 방향이 강한 흰꽃을
차 속에 넣어서 향기를 돋우는데 쓴다.
이 꽃에는 옛날 웨이웨이 공주의
슬픈 이야기가 전해 지고 있다.
공주의 약혼자인 왕자 가린이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전사한 것을
슬퍼한 나머지 공주도 병을 얻어
사망하고 말았는데 그 공주의 무덤에서
자라난 꽃나무가 바로 말리 자스민이다.
이 전설에서 필리핀 사람들은 옛날부터
말리꽃으로 사랑의 맹세를 했다고 한다.
그러한 친밀함이 생활속에 용해되어
국화로 선택되었다
 

프랑스

 

 

프랑스의 나라꽃은
흔히 백합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나
실제로는 붓꽃의 일종인
아이리스이다.
아이리스는 루이 왕조의 문장으로
프랑스가 세력을 펼치던 시기에
권위의 상징으로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프랑스를 대표하는
각종 휘장이나 표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파키스탄

 

 

회교의 교의는 공중속이나
남과 함께 어울리는 장소에 나갈 때
자기 몸에 향기를 지니도록 설교하고 있다.
교의를 지켜야 하는 파키스탄의 사람들에게
상쾌한 향기를 가진 재스민은 신앙을 상징하고
동시에 생활 속에 침투되어 있다.

 

 칠 레

 

 

다양한 지리 기후적 요건들로 인해
칠레에는 다른 아메리카대륙에서
찾아 보기 힘든 풍요롭고 다채로운
동식물군이 나타난다.
꼬삐우에(COPIHUE)꽃
lapageria rosea 은 물메꽃의 일종으로
칠레에서만 자라나는 특산의 꽃이라는 점과
꽃이 빨갛기 때문에 전쟁 때 흘린 피를
영구히 기념하는 의미에서 선택되었다.
일종일속밖에 없는 희귀한 화초로
동백꽃을 길게 늘린 것과 같은 꽃이며
다른 나라에서는 비슷한 꽃이름으로
바꾸어 부르고 있다.
 

중 국


 

역사상 왕조의 시대에
중국을 상징하는 꽃은 모란이었다.
중국인들은 모란을 부귀영화와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숭배하고 사랑하였다.
소림사로 알려진 낙양 모란성에는
모란에 관한 설화가 전해 오고 있다.
당나라 측천무후가
수도 장안에서 잔치를 하고 놀았다.
한참을 흥이 나서 놀다가
자신의 강한 권력을 모두에게 보여 주려고
「 백화(百花)가 모두 함께 펴서 나를 모셔라」
고 명령하니 모든 꽃들은 순순히
측천무후의 명령대로 꽃을 피웠는데
단 하나의 모란만이 꽃을 피우지 않았다.
이에 측천무후는 크게 화를 내고
모란을 당장 낙양으로 모두 내쫓았다.
신기하게도 모란이 낙양에 도착하자마자
꽃을 활짝 피웠다 한다. 이를 안
측천무후는 더욱 화가 나서 참지 못하고
당장 모란을 불태우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모란은 오히려 더욱 아름답게
피어날 뿐이었다고 한다.
이 설화를 배경으로 모란은
권력에 굴하지 않는 절개를 상징하는
꽃으로도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중국을 상징하던 모란도
정치, 역사, 시대배경의 변화에 따라
중국인의 민족성을 상징하기 힘들게 되었다.
지금의 중국인들은 모란보다는
매화의 강인함을
국민적 상징으로 여기고 있는데
중국 홍군이 모택동을 따라
혁명했을 때부터였다.
중국 홍군이 수많은 설산대하를 건너
대장정을 마쳤을 때의 정신을
매화로 비유하였다. 이때부터 모란보다
더 아름다우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주는
매화를 좋아 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일 본

 

 

벚꽃은 일본도 그 원산지의 한 나라이다.
산 벚꽃은 일본 본토의
북방을 제외한 지역에 널리 분포한다.
일본은 역사·전설·국민감정 따위로 하여
이 벚꽃을 국화로 선택하였다.
벚꽃은 질 때 주저함이 없이
순간적으로 져버리는 성질 때문에
군국주의 와 결부시켜 호전적인 이미지로
떠올리려는 경향이 있었으나
일본인이 느끼는 벚꽃은 다른 모습이다.
일본 에서는 벚꽃 향기를 찬미하며
시구에도 많이 등장한다.
일본에서는 일본 정신의 상징을
아침 햇살에 향기를 뿜어 내는 산벚꽃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벚꽃은
일본인의 생활에 깊게 파고 들고 있다.
실제로는 결혼식장에서 손님에게
벚꽃차를 주는 곳도 있다.
이것은 경사스런 날에
벚꽃향기를 즐기는 습관 때문이다.
일본 황실의 문장이었던 국화는
우표와 화폐등에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여
지금은 벚꽃과
더불어 나라꽃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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