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설화

꽃이야기 / 죽은 동자의 넋 동자꽃

박남량 narciso 2008. 1. 31. 09:53

 


죽은 동자의 넋 동자꽃




깊고 깊은 산골짜기의 작은 암자에
스님과 어린 동자승이 살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겨울을 나기 위해
마을로 양식을 구하려 내려갔습니다
깊은 골짜기에 있는 절이라
마을에 가려면 한나절이나 걸렸습니다
스님은 걸음을 서둘렀습니다
산을 내려갈 때는 하늘이 흐려지더니
끝내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눈은 하루종일 내려 스님이 양식을 마련하여
돌아가려고 하였으나
길이 막혀 돌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절에 홀로 남은 동자가 걱정되어
발만 동동 구르면서 눈이 녹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겹겹이 쌓인 눈은 겨울이 가고
이듬 해 봄이 되어서야 녹기 시작하여
스님은 동자를 걱정하면서
서둘러 절로 돌아갔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절에 도착한 스님은
그만 돌부처처럼 우뚝 서고 말았습니다
동자는 마당 끝에 나와서
마을로 내려간 스님을 기다리다
마을을 내려다 보면서 앉은 자세로
얼어 죽은 것입니다.

스님은 불쌍한 동자를
그 자리에 묻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동자의 무덤 가에서
이름 모를 풀들이 자라났습니다
여름이 되자
그 풀에서 꽃들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꽃을
죽은 동자의 넋이 꽃이 되었다 하여
동자꽃이라고 불렀습니다



스님을 기다리다 꽃이 된 동자꽃의
꽃말은 귀여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