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그릇 속에 비친 달

박남량 narciso 2017. 10. 18. 20:18


그릇 속에 비친 달


시인 와니는 어느 날 밤 자신의 문지방에 걸터 앉아 고개 숙여 그릇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때 그의 곁을 지나던 수피 셈세타브리지가 물었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는 거요?"

시인 와니는 대답했다.

"그릇 속에 비친 달을 감상하고 있는 겁니다."

"목이 부러지지 않았다면 고개를 들어 직접 하늘의 달을 바라보지 그러세요."

'안다니 똥파리'란 속담이 있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하는 사람을 비웃어 하는 말입니다. 대리석 조각을 구경하고 사람들은 타지마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물을 보았다고 해서 사람들은 폭포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안다고 믿습니다.

가장 잘 안다고 자랑하는 사람은 실제로는 멍청하고 근본적으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실체를 나타내기에는 말(言)은 부족합니다.  <꽃사진: 털머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