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을 물리친 신라시대 밀본 법사(密本 法師)의 신통력
옛날 선덕 여왕(善德 女王 ?-647)이 병이 들어 오래도록 낫지 않자 신하들은 애가 타면서도 한숨을 쉬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선덕 여왕(善德 女王) 자신도 병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고 마지막으로 부처님께 빌어 보리라 결심했다.
아무런 방법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던 신하들이 흥륜사 법척 스님을 불러 여왕의 병을 치료케 하였다. 여왕의 부름을 받아 오랫동안 치료해도 여왕의 병은 차도가 없었다. 이때 밀본 법사(密本 法師)가 나라 안팎에 널리 이름을 떨치고 있었기 때문에 여왕의 가장 가까운 측근들이 한시라도 삘리 밀본 법사(密本 法師)에게 맡겨보자며 청을 드렸다.
여왕이 밀본 법사(密本 法師)를 궁안으로 불렀다. 대궐로 들어온 밀본 법사(密本 法師)는 여왕이 자는 곳을 본 뒤, 그곳에 나쁜 기온이 서려 있다며 여왕 곁에 앉아서 약사경(藥師經)을 읽기 시작했다. 약사경(藥師經)은 약사여래 신앙의 기본이 되는 경전으로 약사여래는 중생을 모든 병에서 구하고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게 하여 깨달음을 준다는 부처였다.
밀본 법사(密本 法師)는 경문을 외우더니 손에 든 육환장(六環杖)을 힘껏 던졌다. 육환장(六環杖)이 꽂힌 곳은 늙은 여우 한 마리와 법척 스님이 있는 곳이었다. 육환장(六環杖)이 이들을 찔러 뜰아래에 거꾸로 내던졌다.
『아니, 법척 스님이 그럼 여우와 한패였단 말인가?』
신하들은 멍하니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몸을 떨었다.
그때 선덕 여왕(善德 女王이 눈을 뜨며 일어났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 몸이 가벼워지며 아픈 것이 사라졌구나. 그런데 법척 스님이 왜 여우와 함께.....』
여왕은 놀라 뒷말을 잇지 못했다. 그 자리에 누군가가 밀본 법사(密本 法師)의 이마에서 비치는 신비스러운 빛을 보고 소리쳤다.
『와! 신기한 빛이다.』
그 자리에 있던 신하들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밀본 법사(密本 法師)의 이마 위로 신비스러운 빛이 뻗어 나오는 걸 지켜보았다. 신하들은 모두 밀본 법사(密本 法師)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이즈음 경주에 김양도(金良圖)라는 아이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입이 붙고 몸이 굳더니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었다. 양도가 가만히 살펴보니 큰 귀신과 작은 귀신이 몰려들어 자기 주위에서 법석을 떨고 있었다. 그 귀신들이 양도를 희롱하였으나 혀가 굳었기 때문에 물러가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었다.
양도(良圖)의 아버지는 법류사의 스님을 청해 경을 읽게 하였으나 큰 귀신이 작은 귀신에게 명하여 경을 읽는 스님의 머리를 때리는 바람에 그 스님은 목숨을 잃고 말았다.
며칠 후에 양도(良圖)의 아버지는 밀본 법사(密本 法師)에게 심부름꾼을 보내 데려오게 하자 심부름꾼이 돌아와서 말했다.
『조금 있으면 밀본 법사(密本 法師)께서 오실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여러 귀신들은 얼굴 색깔이 변했다. 작은 귀신은 어서 피하자고 소리쳤다.
『밀본 법사(密本 法師)가 온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어서 피하자.』
그러나 무리 중에 있던 큰 귀신이 걱정할 것 없다고 거만스럽게 말하며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잠시 후에 사방에서 쇠갑옷과 긴 창으로 무장을 한 대력신(大力神)이 나타나더니 귀신들을 모두 잡아갔다. 그러고 나서 천신들이 그 자리를 지키며 둘러서서 기다렸다. 조금 뒤에 밀본 법사(密本 法師)가 들어와서 경을 펴기도 전에 양도(良圖)는 혀가 풀리고 몸이 나아져 말을 하게 되었다. 이 일로 김양도(金良圖)는 평생 부처님을 독실히 믿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훗날 신라의 승상이 되었다.
이 설화는 삼국유사 권5 신주(神呪) 밀본최사(密本摧邪)에서 볼 수 있는 밀본 법사의 신통력을 표현한 글입니다.
장자(莊子 BC369-BC286)의 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남곽자규(南郭子綦)라는 사람이 여우라는 이에게 묻기를
『그대의 나이가 그처럼 많은데도 얼굴이 아이와 같으니 웬일인가?』하였습니다.
그러자 그가 대답하기를
『나는 도(道)를 들어서 그렇다.』
*남곽자규(南郭子綦)
-세상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곽남(郭南)에 살면서 도(道)의 근본을 체득한 사람이라는 아이러닉한 우의(愚意)를 담아 설정한 인물로 추정
노자(老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도(道)라는 것은 만물의 근본이니 착한 사람의 보배라는 것이다.』
박종화(朴鍾和 1901-1981)의 다정불심(多情佛心)에서는 도(道)를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도(道)라는 것은 우리를 떠나서 뚝 떨어진 높은 곳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넉넉히 걸어갈 수 있는 한 개의 버젓한 길이라 한다.
인생 한 시절에 버젓한 길은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법구경에서도 『탐하지 않으면 죽지 않고 도(道)를 잃으면 스스로 죽는다.』라고 하였습니다.
되새김질 하듯 마음 속에 담았으면 합니다.
<사진: 부산 다대포 몰운대>
'삶의 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을 감고 보는 달빛 (0) | 2014.11.21 |
---|---|
지식은 부(富)의 영구한 샘이다 (0) | 2014.11.20 |
부러움은 욕심이다 (0) | 2014.11.10 |
사랑에는 한 가지 법칙밖에 없다 (0) | 2014.11.07 |
지식의 도움이 없으면 타고 난 재능은 무력하다 (0) | 2014.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