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군주의 명령도 거부할 수 있다는 고사성어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

박남량 narciso 2020. 1. 14. 15:27


군주의 명령도 거부할 수 있다는 고사성어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



제경공(齊景公) 때 진(晉)나라가 아견(阿甄)을 치고, 연(燕)나라가 하상(河上)을 침략해 왔다. 제(齊)나라 군사는 번번이 패하기만 했다. 경공(景公)은 걱정이 되어 잠을 못 이룰 지경이었다. 재상 안영(晏嬰)이 사마양저(司馬穰苴)를 천거했다. 경공(景公)은 사마양저(司馬穰苴)를 불러 이야기를 해본 끝에 그를 대장에 임명했다.

사마양저(司馬穰苴)는 임금에게 청했다.
"신은 미천한 몸이라 장병들이 아직 미더운 생각을 갖지 못할 것이니, 임금께서 사랑하고 신임하는 사람을 감군(監軍)으로 보내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임금은 장가(莊賈)라는 총신을 감군(監軍)으로 허락했다. 감군은 감독관과 같은 지위이므로 명목상으로는 장군과 같은 지위라고 볼 수 있다. 양저(穰苴)는 장가(莊賈)와 이튿날 정오에 군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단단히 해 두고, 낮이 되기 전에 미리 군문에 가서 장가(莊賈)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장가(莊賈)는 시간을 어기고 저녁 때가 되어어야 나타났다. 양저(穰苴)는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찌하여 약속 시간보다 늦었습니까?"
"대신 친척들과 송별 잔치를 하다 보니 그만 늦었습니다."

장가(莊賈)는 임금의 총애를 믿고 평소부터 교만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으니, 그가 양저(穰苴)를 대단하게 알리 만무했다. 양저(穰苴)는 목소리를 돋구어 꾸짖은 다음, 군정(軍正)을 불러 물었다.
"군법에 약속 시간을 어기고 늦게 온 사람은 어떻게 다스린다 했는가?"
"목을 베게 되어 있습니다."

장가(莊賈)는 그제야 겁이 나서 사람을 시켜 임금에게 구원을 청하게 하는 한편 양저(穰苴)에게 용서를 빌었다. 임금의 사자가 장가(莊賈)를 사면시키려고 말을 달려 군중으로 들이닥쳤지만 사마양저(司馬穰苴)는 "아무리 지엄한 군주의 명령이라도 군중에 있을 때는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라며 군율에 의거하여 처형함으로써 병사들은 두려움에 떨며 사마양저(司馬穰苴)의 명령에 복종하였다고 한다.


사기(史記) 사마양저열전(司馬穰苴列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이다.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란 장수가 전쟁을 수행하는 마당에 있어서는 임금의 명령도 경우에 따라 듣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꽃사진: 꽃잎에 실핏줄 같은 모양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 향달맞이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