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경전을 읽고 묵상하는 이유는 경전 속의 삶에 동화되기 위함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20. 11. 27. 15:27

경전을 읽고 묵상하는 이유는 경전 속의 삶에 동화되기 위함입니다



늙은 농부가 산속 농장에서 어린 손자와 단 둘이 살았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 오래된 경전을 몇 장씩 읽었습니다. 손자는 할아버지를 닮고 싶어서 모든 것을 따라 했습니다. 하루는 손자가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저는 할아버지처럼 매일 경전을 읽으려고 노력해 왔어요. 하지만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에요. 이해한다 해도 책을 덮으면 금방 잊어버려요. 그러니 경전을 읽는 것이 저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난로 속에 숯을 던져 넣던 할아버지가 손자를 돌아보았습니다. 조용히 손자를 돌아보다가 난로 옆에 놓여 있던 작은 대바구니를 건네며 말했습니다.

이 숯 바구니를 들고 강에 가서 바구니 한가득 물을 떠 오너라.”

소년은 할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강으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물을 떠서 몇 걸음 걷기도 전에 바구니 틈새로 물이 다 새어 나가 버렸습니다. 그 사실을 이야기하며 빈 바구니를 보여주자 할아버지는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소년을 다시 강으로 보내며 말했습니다

바구니가 새니까 좀 더 빨리 뛰어야 물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소년은 다시금 강으로 내려가 바구니 한가득 물을 떠서 재빨리 뛰었습니다. 하지만 문 앞에 도달하기도 전에 바구니는 다시 텅 비고 말았습니다. 할아버지는 문밖으로 나와서 소년이 세 번째로 시도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목적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소년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습니다.

보셨죠. 할아버지? 아무리 해도 소용없는 일이에요?”

할아버지는 애정 어린 눈길로 어린 손자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습니다.
너는 이것이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지? 그렇다면 그 바구니를 잘 보거라.”

할아버지의 말에 소년은 바구니를 살펴보았습니다. 늘 숯을 나르는 데 사용해 온 바구니였습니다. 언제나 숯 검댕이로 더럽던 바구니가 어느새 안과 밖이 깨끗해져 있었습니다. 그동안 바구니 안에 남아 있는 물만 생각하느라 바구니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 갖지 않았던 것입니다. 할아버지가 말했습니다.

네가 경전을 읽을 때 일어나는 일도 이와 같다. 너는 내용을 이해 못할 수도 있고, 자신이 읽은 것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경전 내용이 너의 마음 틈새로 다 빠져나가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행위가 너의 안과 밖을 서서히 변화시킬 것이다. 이것이 꾸준한 수행이나 명상이 우리 삶에서 하는 일이다.”

목표에 정성을 쏟으면 목표도 그 사람에게 정성을 쏟는다고 했습니다. 공자의 말씀에 무사(無邪), 애경(愛敬), 불권(不倦)이 있습니다. 무사(無邪)란 모든 일에 거짓이 없이 행하는 것을 말하며, 애경(愛敬)이란 위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으로 다스리는 것을 말합니다. 불권(不倦)이란 어떤 일을 할 때 게으르지 않게 행동하며 지쳐 쓰러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일한다는 뜻입니다. 성공할 수 있는 기준 행복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