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싸안을 듯한 크고 넓은 잎
파초
옛날 중국에 한 선비가
책을 읽다가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꿈 속에서 여인을 만났습니다
평생 본 적이 없는 미녀였습니다
- 그대는 누구십니까? -
그녀는 고개를
다소곳이 숙이고 대답하였습니다
- 초라고 하옵니다 -
이슬 방울처럼 맑은 목소리
또한 선비의 가슴을 뒤흔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이름만 가르쳐 주고는
어디론가 가려고 하였습니다
선비는
얼른 그녀의 치맛자락을 움켜잡았습니다
그러나 여인은 홀연히
사라져 버리고
선비의 손에는
그녀의 치맛자락만 남아 있었습니다
선비는 얼른 정신을
차렸습니다
정자에 앉아서 책을 읽다가
그만 잠이든 것이었습니다
선비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의 손에는 미녀의 치맛자락
대신
파초의 잎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그는 뜰로 내려가서 화단을 살펴보았습니다
커다란 파초가 서 있었는데
잎 하나가 찢어져
있었습니다
선비는 손에 쥐고 있는 파초 잎과
찢어진 곳을 맞추어 보았습니다
꼭 들어맞았습니다
꿈 속에서 만난
미녀는
파초의 요정이었던 것입니다
파초의
꽃말은
미인입니다
'꽃과 설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토불이 허브 - 섬백리향 (0) | 2005.11.05 |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체꽃 (0) | 2005.11.04 |
절벽 위에 핀 능소화 - 능소화의 또 다른 이야기 (0) | 2005.10.14 |
물망초의 다른 이야기 (0) | 2005.09.23 |
달개비라고 부르는 짧은 즐거움 닭의 장풀 (0) | 2005.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