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알프스 산자락에
피차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약초를 캐어 생활하는 소녀는
마음씨가 착하고 쾌활한 소녀였습니다
어느 날 피차는 당시 기승을
부리던
전염병을 고치는 약초를 발견하여
뿌리가 상하지 않게 약초를 캐어
산을 내려와 개울가에 앉아 씻고 있을 때
갑자기 다
죽어가는 양치기 소년이 나타나
- 나를 살려 주세요. 난 전염병에 걸렸습니다 -
피차는 산에서 캔 약초를 소년에게 주어
먹게
하고는 가슴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그러자 양치기 소년의 몸은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 정말 고맙습니다 -
양치기 소년은 피차에게
깊이 감사했습니다
인사를 하는 동안
피차는 양치기 소년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반짝이는 눈, 쪽 뻗은 콧날,
방긋 미소 짓는
모습에
피차는 사랑을 느끼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쾌활한 피차였지만 수줍어서 얼굴만
붉혔습니다
안타까운 가슴만 조이던 어느 날
피차는
양치기 소년이 어느 아름다운 소녀와
다정하게 거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 저 소년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구나 -
피차는
절망스러움을 느끼고는
그 날부터 슬픔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약초를 캐러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피차는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병을 얻어
시름시름 앓더니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피차의 모습을 지켜 본 꽃의 신은
가여운
소녀 피차를
한 송이 꽃으로 태어나게 하였습니다
피차는 평소에 뛰어다니던 산 자락에
체꽃이 되어 피어났습니다
체꽃의
줄기를 잘 살펴보면
양치기를 사모한 피차의 마음인 듯
양치기의 지팡이를 닮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체꽃의
꽃말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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