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사랑

할미꽃 / 홍이선 꽃시

박남량 narciso 2009. 4. 2. 10:07

 

     할미꽃


     홍이선



     아지랑이 피는 봄 언덕에


     왼 종일 쪼그리고 앉아


     나물 캐다 허리 굽은


     귀밑머리 하얀 할머니



     세월의 흔적 아스라이 내려앉은


     늙고 쇠잔한 육신에


     지루한 변명처럼 구부러진 생을 떠안고


     외로움 게우는 모습이 처연하다



     단내 물결치던


     세월의 빛깔이


     곰삭은 선홍빛 요절처럼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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