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를 허비하는 것은 황금을 잃는 것과 같다
시계를 만드는 젊은이가 있었다.
훌륭한 기술자였던 그는
늘 정확한 시계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내가 만든 시계가 엉터리라서
약속 시간을 어기게 되면 큰일이라면서
그는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아주 꼼꼼히 손질하곤 했다.
세월이 흘러 그는
착한 아가씨와 결혼했고
얼마 뒤 아주 예쁜 딸을 얻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딸에게 선물할
특별한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주문한 시계를 만드는 틈틈이
딸에게 선물할 시계를 꺼내
똑딱거리고 만지작거렸다.
그는 자기의 온갖 기술과
정성을 다 그 시계에 쏟았다.
딸은 어느덧 어엿한 소녀로 성장했다.
어느 날 그는 딸 앞에 그동안
몰래 만들어 왔던 시계를 내놓았다.
모양새는 여느 시계와 같았지만
그 시계는 조금 특이했다.
바로 초침, 분침, 시침이
금, 은, 동으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가 준 시계를
요모조모 살피던 딸이 말했다.
「 아버지,
시침이 금, 분침이 은, 초침이 동이었더라면
더 좋을 뻔 했어요.우리가 시계를 볼 적에
맨 먼저 보는 것이 시침이잖아요」
그러자 아버지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지.
하지만 초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분과 시간을 아낄 수 있겠니?
시와 분은 초가 모여 만들어지거든.
초를 허비하는 것은
곧 황금을 잃는 것과 같단다.
초침이 가는 길이 바로 황금 길이지.
세상의 변화는 초침에 맞춰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딸아이는 자신의 손목에 채워진
시계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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