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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날개를 그리지 않은 미켈란젤로
미켈란젤로는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의 조각가이다.
다윗상과 시스티나 성당 천장벽화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거장이지만
지금으로부터 500 년 전 예술가의 지위는
그야말로 보잘것없었다.
화가들은 거의 간판 그림을 그려 먹고 살았고
조각가는 문틀이나 촛대 장식 따위를 만들면서
생계를 꾸려야 했다.
말이 좋아서 예술가이지
도축업자나 제빵업자와 비교해서
눈꼽만큼도 나을 것이 없는 신분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자존심만은 하늘을 찔렀다.
자신이 앞서서 새로운 시대를 이끈다는
자부심이 넘쳤고
창작의 자유를 가로막는
어떤 권력과도 타협하지 않았다.
장인 정신이 퍼렇게 살아 있었던 것이다.
일단 붓이나 끌을 들면
누구도 그들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주문자와 갈등을 일으키는 일이 잦았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특히 거장들은 스캔들이 끊일 날이 없었는데
그 가운데 미켈란젤로의 막무가내 옹고집은
교황도 고개를 내두를 만큼
상상을 불허하는 것이었다.
미켈란젤로는 종교 주제의 그림이나 조각에서
천사의 날개를 그리지 않는 것으로 익명이 높았다.
그의 붓다루는 솜씨라면
깃털 달린 날개 몇 짝쯤이냐 식은 죽먹기였을텐데.
한사코 날개를 떼고 그렸다.
천지창조에서
아담에게 다가가는 창조주를 에워싸고 있는
천사의 무리도 날개가 하나도 없다.
최후의 심판에서
맨 위쪽 구역에 수난의 도구들을 들고 등장하는
천사들도 어깨가 허전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뿐 아니라 성인들을 그릴 때면
마치 창조주가 처음 지은 모습처럼
새빨간 알몸으로 재현해서
교황의 얼굴을 붉히게도 했다.
현재 로마의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위의 작품 피에타 상을 완성했을 때였다.
작품을 주문한 프랑스 추기경의 친척이
아는 척하면서 시비를 걸어 왔다.
성모마리아의 얼굴이 너무 어려 보인다면서.
서른셋 먹은 아들을 둔 어머니가
이렇게 젊은 걸 본 적이 있느냐 따져 물었다.
미켈란젤로는 태연한 표정으로
이렇게 응대했다고 한다.
「 천국에 한 번 가 보시죠.
거기에 계신 분들은 다들 이렇게 젊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제자 아스카니오 콘디비가
남긴 기록이다.
- 좋은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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