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가 있으면 그것은 무명(無明) 속의 등불이다
어떤 사람이 독이 묻은 화살을 맞고 몹시 고통스러워 하였다.
비오듯 땀을 흘리며 끙끙 앓아대자 친척들은 급히 의원을 부르려고 허둥대었다. 그러자 친척 중 한 사람이 가로막고 나섰다.
『아직 이 화살을 뽑아서는 안 됩니다.』
『그게 무슨 말이요. 화살을 뽑지 말라니.』
『나는 먼저 화살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아야겠소.』
『아니 그걸 알아서 무엇에 쓴다는 것이오?』
『어쨌든 나는 화살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아야겠소. 성은 무엇이며 이름이 무엇인지...』
곁에 있는 사람들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사람은 멋대로 떠들어댔다.
『그리고 그 활이 뽕나무로 되었는지 다른 그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화살은 보통 나무로 되었는지 아니면 다른 나무로 되었는지...』
그 사람은 잠깐 말을 끊었다가 이내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또 화살 깃은 매털로 되었는지 독수리 털로 되었는지 아니면 닭털로 되었는지 알아야 할 것이 아니오.』
그가 이렇게 말을 하는 도중에 화살 맞은 사람은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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