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인 앞에서 나무는 멋을 내고 있다
글 / 정 규
화
나무도 누구를
그리워하거나 사랑한 경험이 있을까
내
여인이 풀과 나무와 들꽃을
사랑하고 있는 동안
나무는 바람의 도움으로
몸단장에 여념이 없었다
자신보다 우람하고 건강하게 생긴
나무를
두고
무시로 눈을 맞추었다
내
여인에게 정신이 팔린 나는
얼마
전까지도 눈치채지 못했으며
비로소 바람의 도움 없이도
나무는 맘껏 멋을 내기 시작했다
멋쟁이가 다 모인 가운데서도
더욱 돋보이는 것은
내 여인이다
무슨
바람이 불기에
그까짓 나무를 보고 정신을 놓고 있을까
내
여인에게 심한 질투를 느꼈으나
한 번도 말하지는 못했다
그 눈빛이 너무 진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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