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장한몽(長恨夢)

박남량 narciso 2014. 1. 9. 05:53

장한몽(長恨夢)




어화세상 벗님네야 이내한말 들어보소
이수일(李秀一)을 배반(背叛)하고 김중배(金重培)를 따라가던 심순애를 아시는가.

금강석에 눈어두어 참사랑을 잊었으니 그마음이 좋을손가
김중배는 양양불로 심순애는 녹심초록 가이없다.
이수일이 돈 없어 사랑 잃고 돈없는 그 몸되니 금색야차(金色夜叉)가 참혹(慘酷)하구나.

애지중지(愛之重之) 금지옥엽(金枝玉葉) 목숨같이 사랑 하던 심순애는
남의 아내가 되었으니 생각사록 원통키는 대동강변 이별이라.

청류벽 명월하(淸流壁 明月下)에 울며불며 생이별에 눈물은 비오듯이
원염(怨念)은 불빛같이 강심(江心)에 어린 달빛 이별사를 아뢰는 뜻.

옷깃잡은 심순애를 엄연히 떨치면서 순애야 말들어라.

외국유학이 좋다한들 조강지처 돈에 팔아 공부한들 소용있나.
팔자에 없는 돈 윤수에 없는 유학, 학문한들 소용있나 이수일이가 녹록(碌碌)한가.

그래도 대장부라 학교만 졸업하면 너 하나야 못먹이고 너 하나야 못입히랴
허영(虛榮)에 눈 어두어 마음이 흐렸으니 정신한번 가다듬어 다시 한번 생각해라.

뿌리치는 수일(秀一)손목 와그득득 부여잡고 심순애가 느껴운다.

가세(家勢)는 적빈(赤貧)하고 부모는 늙어시고 아들없는 외딸이니 군색(窘塞)인들 오죽하리오.

김중배가 이른 말이 족아평생(足我平生) 시켜주고 당신 외국유학을 시켜준다기
오늘 이리 된 일이니 한번 용서를 못하겠시오.

더럽다 내친구야 천금일신 중한 네몸 돈 받고 파는 네꼴 차마 진정 못보겠다.
몸도 하나 마음도 하나, 여자의 귀한 것은 절개가 으뜸인데 한몸으로 두 남편을 어찌 주 넘어 본단 말인가.

돈이야 돈, 돈, 좋단 말 들었건반 이리 좋은 줄 나몰랐오.

청천에 밝은 달빛 너는 내 마음을 알리로다.

순애야 순애야 김중배의 노리개야 돈에 팔린 살덩이야 살았어도 산 송장아 부디 평안히 잘 살려마.

언제나 햇빛을 비추느냐 이 세상 백년을 잘 산다 말이요. 나 어찌 할고나.




장한몽은 너무나 유명하여 소설로 연극으로 또는 영화로 널리 알려진 명작이다.
노래도 또한 옛날 창가식(唱歌式)으로 부르던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 있으며,
그전에 부르던 그것과는 사설을 달리하여 서도창 발림 엮음식으로 부르는데 이 노래를 부른 연대는 그리 오래지 않다.
이 노래는 일제시대에 금색야차(金色夜叉)라는 소설을 모방한 것이다.
그런데 일제 말기에는 금시 당했던 것이며 해방과 더불어 부르게 되었는데
일정한 박자가 없고 소위 무정형절주(無定型節奏)인데다 곡이 다른 것보다 고청(高淸)을 쓰는 대문이 많은 괸계로
이 노래를 부를 줄 아는 사람이 극히 적다. 그렇다고 해서 어렵거나 까다로운 것도 아니다.
다른 서도창에 비하여 굴곡이 다소 많은 편임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지 않다.

이 노래의 골자는 이수일이 심순애에게 사랑의 배반을 당한 대문과
심순애가 이수일에게 용서를 비는데 수일이 순애를 용서하지 않고
한껏 모욕하고 비웃이 주고 세상을 저주하는 대문만을 골라 멋스럽게 엮은 것을 부르는 것이다.
<한국전래민요전집/외국어어학사/1989>


  

'역사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 타 령  (0) 2015.03.16
제 전(祭奠)  (0) 2014.01.21
경상좌도수군 절도사영 선소 유허비  (0) 2010.12.27
좌수영 어방놀이  (0) 2010.12.22
전라도 산타령(양산도)  (0) 2010.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