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설화

잠이 덜 깬 해당화

박남량 narciso 2005. 4. 29. 00:57
잠이 덜 깬 해당화

 

해당화는
예로부터 선비들이 이 꽃을 바라보면서
시를 읊었으며 그림의 소재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선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해당화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중국 당나라의 현종 황제가
화창한 어느 날
뜰에 가득한 봄기운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 나 혼자서 즐기기가 아까운 날씨구나.
가서 나의 사랑스런 양귀비를 불러 오너라-
현종은 양귀비를 불렀습니다.

 


술에 취해 낮잠을 즐기고 있던 양귀비는
황제가 부른다는 소리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 났으나
술에 취해서 걷기가 힘들어
시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황제 앞에 나아갔습니다.
황제가 바라보니
술에 취한 양귀비의 두 볼이 불그스레한 게
더욱 예뻐 보였습니다.
양귀비는 그만큼 미인이었습니다.

 


-아직도 술에 취해 있느냐-
양귀비는 얼굴만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지혜 또한 뛰어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海 棠 未 睡 覺 해당미수각-

 


-잠을 덜 깬 해당화-라고 뜻이 풀이됩니다.
현종은 양귀비의 재치있는 대답에 웃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해당화는 수화(睡花)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양귀비의 이 말이 널리 퍼졌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해당화의 꽃말은 미인의 잠결 입니다.

 


이렇게 선비들의 사랑을 받는 꽃인데
유독 중국의 유명한 시인 두보만은
해당화를 소재로 해서 단 한 수의 시도 짓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내 어머니의 이름이 해당 부인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고 하지만 내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기가 송구스러워 그렇습니다-
라고 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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