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자비의 마음을 품으면 온종일 당신의 생활 가운데 그런 마음이 드러납니다

박남량 narciso 2016. 11. 8. 14:57


자비의 마음을 품으면 온종일 당신의 생활 가운데 그런 마음이 드러납니다



레오 톨스토이의 단편 <세 가지 질문 Three Questions>입니다. 이 책에는 행동해야 할 가장 좋은 때와 올바른 조언을 해줄 가장 중요한 사람을 알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알면 무슨 일을 하든 결코 실패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하는 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왕은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사람에게 큰 상을 내리겠노라 했습니다. 학식 있는 많은 사람이 왕을 찾아왔지만 그들의 답은  각지 달랐고 왕은 그중 어느 하나에도 동의할 수 없어서 아무도 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왕은 여전히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간절히 원했고 결국에는 지혜로운 은자
(隱者)를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은자(隱者)는 평민만 상대하였기에 왕은 간소한 복장을 하고 호위병을 남겨둔 채 말에서 내려 그를 만나러 갔습니다. 변장한 왕은 은자
(隱者)에게 세 가지 질문을 했는데 그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노쇠한 은자(隱者)가 화단을 만들려고 땅을 파는 것을 본 왕은 그한테서 삽을 넘겨받아 몇 시간 동안 화단을 팠습니다.


왕이 다시 질문을 하려는 순간 숲속에서 수염을 기른 한 남자가 뛰어나왔습니다. 그는 피가 철철 흐르는 배를 두 손으로 누르고 있었습니다. 은자
(隱者)와 왕은 그 남자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상처를 치료해 주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그 남자는 처음 본 왕에게 용서를 청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왕이여, 당신은 저를 모르시겠지만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복수를 맹세한 당신의 적입니다. 당신이 제 형을 죽이고 그 재산을 몰수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당신이 홀로 은자를 만나러 간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돌아오는 길에 죽일 작정으로 매복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날이 저물도록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당신을 찾으러 나섰다가 그만 호위병들의 눈에 띄고 말았습니다. 저를 알아본 호위병들은 상처를 입혔습니다. 그들의 손아귀에서 간신히 벗어났지만 그래도 당신이 상처를 치료해주지 않았더라면 피를 흘리며 죽어갔을 겁니다. 저는 당신을 죽이려고 했지만 왕께서는 제 생명을 구해주셨습니다. 이제 원하신다면 당신의 가장 충직한 종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아들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이르겠습니다. 부디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왕은 그를 용서했을 뿐 아니라 하인과 의사를 보내어 그를 돌봐주고 몰수한 재산을 돌려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다음 밖으로 나오니 은자
(隱者)는 화단에 씨앗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왕은 이 지혜로운 노인에게 마지막으로 세 가지 질문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은자는 왕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얻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만약 왕께서 어제 저를 가엾게 여겨 화단을 파지 않고 길을 떠나셨더라면 저 사람은 당신을 공격했을 테고, 당신은 제 곁에 머물지 않은 것을 후회했을 겁니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때는 왕께서 땅을 파던 그 시점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저이고, 제게 선행을 베푸신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지요. 나중에 저 사람이 달려왔을 때 당신이 그의 상처를 돌보신 것이 가장 중요한 때였습니다. 왕께서 상처를 싸매주지 않았더라면 그는 당신과 화해하지 못하고 죽었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고, 당신이 그를 위해 하신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던 셈입니다. 그러므로 이점을 기억하십시오.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사실을! 지금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때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니까요. 가장 필요한 사람은 지금 우리와 함께 있는 사람으로, 그 이유는 그 사람 이외의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될지 어떨찌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 땅에 태어난 것입니다."

자비의 마음으로 베푸는 것의 아름다움과 완벽함에 대한 이 이야기는 웨인 다이어(Wayne W. Dyer)의 <오래된 나를 떠나라>에서 인용한 글입니다. 어떤 일을 할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인가요? 어제도 내일도 아닌 지금입니다. 삶과 관계 맺는 것은 사실 현재와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당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시간인 지금 그 일을 하십시오. 함께 일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톨스토이가 말했듯이 우리가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될지 어떨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당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이 함께 일할 가장 중요한 사람입니다. 바로 당신 앞에 있습니다. 이 순간 당신 곁에 있는 사람과 함께 그 일을 하십시오.

그럼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요? 선을 행하십시오. 자비로운 행동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세 가지 질문을 끝맺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났다."라는 것입니다.<꽃사진: 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