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성지곡수원지 시가 있는 숲
나 무
글 / 이 형 기
나무는
실로
운명처럼
조용하고
슬픈 자세를
가졌다
홀로 내려가는
언덕길
그 아랫마을에 등불
켜이듯
그런
자세로
평생을
산다
철 따라 바람이 불고
가는
소란한 마을 길
위에
스스로
펴는
그 폭 넓은
그늘
나무는
제자리에 선 채로
흘러가는
천년의 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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