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의 위대한 스승이자 민족적 영웅 랍비 아키바(Akiva)

유태인의 위대한 스승이자 민족적 영웅 랍비 아키바(Akiva)

예루살렘 성 안에 비록 가난하였지만 고귀한 한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직업은 양치는 목자로서 이름은 아키바(Akiva)입니다. 탈무드(Talmud)에 등장하는 랍비 중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 랍비 아키바(Akiva)입니다. 또한 그는 유태의 민족적 영웅이기도 합니다. 정신적 지도자인 아키바(Akiva)의 진실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아키바(Akiva)는 양치기로서 고용되어 일하고 있었다. 주인집 딸과 사랑하게 되어 그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릎쓰고 두 사람은 결혼했기 때문에 딸은 곤경에 빠졌다. 아키바(Akiva)는 남의 집에서 일할 만큼 생활이 어려워 학교를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책을 읽을 수 없었다. 아내는 아키바(Akiva)에게 『부탁이 하나 있어요. 뭐든지 공부를 해 보세요.』라고 말하였다. 그래서 그는 어린 아들과 함께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13년간 학교에서 배우고 돌아왔을 때 랍비 아키바(Akiva)는 당대 최고 학자로서의 명성을 얻고 유명하게 되어 있었다. 훗날 탈무드(Talmud) 최초의 편집자가 되었으며 의학, 천문학을 공부하고 많은 외국어를 말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여러 번 유태 민족의 사절로 선택되어 로마를 방문하기도 하였다.

AD 132년 유태인이 로마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반란을 일으켰을 때 그는 유태의 정신적 지도자였다. 이 반란이 진압되자 로마인은 학문을 하고 있는 자는 누구든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왜냐하면 유태인들은 책에 의해서 유태인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때 랍비 아키바(Akiva)는 다음과 같이 여우의 이야기를 하였다.

『어느 날 여우가 시냇가를 걸어가다가 물고기가 빙빙 돌면서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여우가 「왜 그렇게 급히 돌면서 헤엄을 치냐?」하고 묻자, 물고기는 「우리를 잡으러 올 어망이 무섭기 때문이죠.」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여우는「그렇다면 여기로 나와 있게나. 언덕으로 올라오면 내가 지켜줄 테니까 걱정할 것 없네.」라고 말하였다. 이 말에 물고기는 이렇게 대꾸하였다. 「여우님, 당신은 대단히 머리가 좋다고들 하지만, 사실은 아주 어리석군요.」라고 말하였다. 「우리들은 이제까지 살아 온 물 속에서조차 이렇게 무서워하고 있는데, 언덕에 올라가면 어떻게 죽을지 모르지 않습니까?」』

『유태인에게 학문은 물과 같은 것인데 그곳을 떠나 언덕으로 올라간다면 죽어 버리고 말 것이다. 유태인은 어디까지나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랍비 아키바(Akiva)는 말하였던 것이다.

로마인에게 붙잡힌 랍비 아키바(Akiva)는 투옥되어 로마에 끌려가서 처형될 것이 확정되었다. 그런데 그때 로마인은 랍비 아키바(Akiva)를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는 것은 너무 편하게 죽이는 것이므로 더 고통스럽게 하기 위하여 불에 달군 인두로 온몸을 지져 태워 죽이기로 하였다.

랍비 아키바(Akiva)가 처형이 되는 날 유태인의 지도자라는 것 때문에 로마의 사령관이 현장에 입회하였다. 아침 해가 막 산 위로 떠오르고 아침 기도를 시작하려고 할 시간이었다. 랍비 아키바(Akiva)는 새빨갛게 달구어진 인두가 몸에 닿자 아침 기도를 올리기 시작하였다. 

이 광경을 본 로마의 사령관은 놀라서 눈을 뜨고 물었다.

『그대는 이렇게 지독한 처지에 있으면서도 여전히 기도를 올리는가?』

그러자 랍비 아키바(Akiva)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아침 기도를 하지 않은 적은 없었으나 이제 이렇게 죽으려는 마당에도 기도하는 자신에게서 진실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자신을 발견하니 정말 기쁘오.』

조용히 이렇게 대답하며 랍비 아키바(Akiva)는 찬연하였던 생명의 등불을 서서히 끄고 있었다.

랍비 아키바(Akiva)가 여행을 하면서 깨우침을 얻은 이야기도 있다.

랍비 아키바(Akiva)는 여행을 하면서 당나귀와 개와 동행이었고 작은 램프를 가지고 있었다. 밤이 되자 오두막 한 채를 발견하고 거기서 잠을 자려고 하였다. 그러나 아직 잠을 자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으므로 램프를 켜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 램프가 꺼지자 할 수 없이 자기로 하였다. 그날 밤 이리가 와서 옆에 있던 개를 죽여 버렸다. 그리고 사자가 와서 당나귀를 죽였다.

아침이 되자 랍비 아키바(Akiva)는 램프만을 가지고 홀로 쓸쓸히 길을 떠나게 되었다. 마침내 어떤 마을에 이르게 되었는데, 랍비 아키바(Akiva)는 전날 밤 도적이 나타나서 마을을 파괴하고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였다는 것을 알았다.

랍비 아키바(Akiva)는 전날 밤 자신에게 닥친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만약 램프가 꺼지지 않았다면 그도 도적에게 발견되었을 것이다. 개가 살아 있었다면 개 짖는 소리에 도적에게 발견되었을지도 모른다. 당나귀 역시 시끄럽게 하였을 것임에 틀림없다. 모든 것을 잃은 덕택에 그는 도적에게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랍비 아키바(Akiva)는 『인간은 최악의 상태에서도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 나쁜 일도 좋은 일과 연결되어 있을 수 있음을 알아야만 한다.』고 깨우쳤다. 

고사성어에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다. 세상만사는 변화가 많아 어느 것이 화(禍)가 되고 어느 것이 복(福)이 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재앙(災殃)도 슬퍼할 게 못되고 복(福)도 기뻐할 것이 아님을 이르는 말이다. 또 인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은 늘 바뀌어 변화가 많음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