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못할 의심
아는 사람의 남편이 바람피워 이혼하자
주변사람들은 출장 잦은 남편을 둔 내게
걱정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 열 여자 싫다는 남자 없다. 니 남편도
한번쯤 의심해 봐야
돼."
그래서
의심해 보기로 했다.
참 이상한 게 십년넘게 믿어온 남자인데
의심하기로 작정하고 지켜보니
모든 점이 의심스럽기 그지 없는 것이다.
그러던
차에
모두가
잠이 든 새벽 한
시
그 깊은 어둠속에 남편의 핸드폰이 울렸다.
" 닐리리야 닐리리야 니나노"
자다 벌떡 일어나 전화를 받는
남편
가만히 상대의 목소리를 듣고만 있더니
알았다고 끊는다.
얼핏 들리기로는 여자 목소리 같았다.
남편은 잠시 갈등하더니
부스럭거리며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는다.
그리고 자는 나를 한번더 확인하더니,
살금살금 부시럭부시럭 바깥으로 나갔다.
헉!
설마설마
했더니
내가 그렇게 믿어왔던 남편이 이 밤중에
여자 전화를 받고 나갔다. 오 마이 갓.
자는 척 하구 있다 벌떡 일어난 나는 과연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순간적으로
고민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데
사임당인 척 할 필요가 어디 있나.
무조건 따라나가 머리끄댕이 잡고 싸우는 거다.
그러나 만약 남편이 내가 아니라
그 여자 편을 들면 우짜지?
생각을 하면서 떨리는 가슴으로 앉아 있는데
남편이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급하게 나가느라 지갑을 안 들고 간 게다.
바람난 저 인간을 어떻게 해야 하나
초당 100바퀴로 머리 굴리다 벌떡 일어나
문앞에 가 서 있었다.
문을 여는 순간,
으악하고 비명지르며 뒤로 나자빠지는 남편
바람피우는 걸 상대방에게 들켰을 때보다
더 무서울 때가 어디 있겠는가.
" 당신 이제 무슨 변명을 해도 소용
없어. 난 모든 걸 지켜봤어!"
머리 산발하구 서서 분노로 씩씩대는 사임당,
그야말로 완벽한 미스테리물의 한
장면이었다.
"
전화한 년 누구얏!"
슬금슬금 다시 일어나던 남편이
분위기 장난 아님을 깨닫고 사실대로 분다.
"...옆...옆집...아줌마..."
뭐? 옆집 아줌마?
아니, 적이 그렇게 가까이 있었더란
말인가?
" 그 여자가 왜 전화한 거얏!
이 밤중에 남의 남자한테! 왜!
왜!!"
남편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듯,
아니면 나를 포기하고 그 여자를 택한 듯
놀라고 당황하던 조금전의 모습과 달리
되려 당당해진 모습으로 침대로 갔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던지는 말
" 차 빼 달랜다.!~" 이화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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