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오늘도 너를 탓하는 사람을 만났다

박남량 narciso 2014. 10. 13. 13:28


오늘도 너를 탓하는 사람을 만났다




옛날 어느 곳에 일곱 명의 장사꾼이 있었다. 그 사람들은 크고 작은 장사길에 나설 때엔 항시 함께 다녔기 때문에 의형제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겉으로는 친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서로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친한 친구들이라고 볼 수 없었다.

새해 첫날 장사꾼들은 한 자리에 자신들의 계획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여보게들, 우리가 올해 한 해 장사를 잘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제사를 지내야 할 것 같네. 그러니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사서 바다의 신께 제사를 지내도록 하세.』

그들은 곧 길잡이를 구하여 바다 한가운데로 나갔다.
그런데 잠잠하던 하늘이 점차 어두워지더니 바람이 거칠게 몰아치는 것이었다. 금방이라도 배가 좌초될 듯 흔들리자 장사꾼들은 반쯤 넋이 달아나 서로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것은 틀림없이 바다의 신이 노하여 생긴 일이다. 바다의 신께 제사를 지내 신의 노여움을 풀도록 하세.』

그러나 그들 중 누구를 재물로 쓸지 결정을 못하였다. 그들의 눈길은 길잡이에게 향했다.
『이렇게 풍랑이 거칠게 일어나는 것은 아무래도 길잡이의 안내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그럴 것이오. 그런즉 당신을 바다에 던져 바다 신의 노여움을 가라 앉혀야겠소.』

장사꾼들은 살려달라고 몸부림치는 길잡이를 바다에 던져 버렸다. 그런데도 여전히 바람은 거칠게 몰아쳤다. 길잡이가 없는 지금에는 어디가 어느 곳인지를 몰라 쩔쩔맬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그들이 탄 배는 바다 한복판을 떠돌다가 암초에 부딪쳐 좌초되고 말았다. 그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도 살아났다는 말을 들은 사람은 없었다.


우리나라 속담에 『소리개도 오래면 꿩을 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계속하여 경력을 쌓으면 재주 없는 사람도 정통하게 된다는 말이다. 여러 명의 장사꾼들이 길안내를 하는 길잡이에게 어려운 상활을 맡겨두었다면 큰 탈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생각만을 고집하였기 때문에 결국엔 일을 크게 그르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삶의 지혜를 주는 짧은 이야기 속의 긴 깨달음 '덕을 쌓은 바보'에서 옮겨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