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문맹 퇴치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전 부시대통령 부인 로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리스너 오디토리엄. Spoken from the Heart 라는 회고록을 출간한 로라 부시 여사는 이날 백악관을 떠난 뒤 처음으로 공개 강연을 가졌다. 스미소니언 협회가 주최한 강연에서 로라는 면접에서 낙방하던 일을 비롯해 지금껏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10대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담담하게 때론 유머스럽게 들려 줬다.
1976년 미국 텍사스주(州)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워싱턴으로 날아와 텍사스주 연방 하원의원실의 직원으로 일하기 위해 이력서를 내고 면접시험을 봤다. 결과는 낙방이었다. 타자를 빠르게 치지 못한다는 게 낙방의 이유였다. 로라는 그 때 만약 취직이 됐으면 남편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금 생각하면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텍사스로 돌아온 그녀는 친구 소개로 동갑내기 조지를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그의 남편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미국 대통령이 됐고 로라는 시어머니에 이어 대통령 부인이 됐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63) 여사의 이야기다.
당시 하원의원과 유엔대사 등을 지냈던 시아버지(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명성 때문에 사람들은 텍사스 주 최고의 전도유망한 총각과 늙은 하녀가 결혼한다고 수군댔다고 로라는 말했다. 결혼 1년 만에 남편 조지는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는 면접시험에서 로라를 떨어뜨렸던 텍사스주 연방 하원의원의 후임 자리에 도전했다. 이때 로라는 시어머니인 바버라 부시가 정치인의 아내로서 조지가 연설을 마치고 오면 절대 연설 내용을 비판하지 말고 격려해 주라고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때 부시는 낙선했다.
선거에서 지는 것이 인생의 끝이 아님을 알게 되어 2000년 대통령 출마 때도 남편의 낙선을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95년 조지가 텍사스 주지사에 당선되면서부터 그녀의 퍼스트 레이디 생활이 시작됐다. 로라는 백악관에서 요리를 직접 해본 적이 있느냐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 수줍은 목소리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로라는 사실 텍사스의 퍼스트 레이디 시절부터 요리를 하지 않았다. 음식 먹는 것을 좋아하고 요리 책 보는 것도 아주 좋아하지만 사실 요리를 잘 못한다. 뛰어난 요리사들이 그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로라는 근황을 묻는 질문에 백악관에 있을 때 시작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문맹 퇴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성은 배울 수 조차 없었던 그들의 삶을 보고 나서 그들에게도 나와 같은 기회를 갖게 해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 조선닷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