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사랑입니다.
자기 모습에 반해 버린
수선화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르키소스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처녀나 요정이 모두 좋아하는데
나르키소스는 사랑을 받을 줄도 몰랐고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 처녀들의 가슴만 타들어 갈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숲 속의 요정 중에
에코라는 님프가 있었습니다.
에코는 나르키소스가 모른 척 해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사랑을 호소했습니다.
에코는 다른 일은 관심도 없었고
하루 종일 나르키소스만을 생각했습니다.
하루는
제우스 신의 아내인 헤라가 내려와서는
제우스를 찾다가 에코를 만나게 되었는데
-여봐라, 혹시 이 근처에서
제우스 님을 보지 못했느냐-
-오. 나르키소스! 나를 좀 쳐다봐 주세요.
나르키소스.. 제발..-
-아니, 저런 고얀 것이 있나?
감히 내가 묻는 말에....-
-여봐라. 내 말이 안 들리느냐?-
묻는 말에는 대답도 하지 않고
헛소리만 늘어놓는 것입니다.
-나르키소스. 당신은 나를 못 본 척 하시는 거예요?-
헤라는 화가 나서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쓸데없는 소리는 당장 집어치워!-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못하게 해 주마-
-너는 이제부터 상대방이 한 말을 끝 구절만
되풀이해서 말하도록 하는 벌을 주겠다.-
그 때부터 에코는
자기 의사를 마음대로 발표할 수 없게 되었으며
헤라의 말대로 남이 한 말의
끝 부분만을 되풀이할 수 있을 뿐이었다.
에코-메아리, 산울림이라는 말이다.
이 때부터 사람들이 산에 올라 소리치면
산울림이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니
에코는 나르키소스에게
말조차 걸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하니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는
더더욱
없었습니다.
어느 날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나르키소스가 누군가를 찾고 있던 것입니다.
-거기 누구 있어요?-
에코가 이 때다 싶어서 소리를 쳤습니다.
에코는 당신을 사랑해요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나르키소스가 한 말을 따라 할 뿐이었습니다.
-있어요! 있어요!-
-누구시오. 나오시오.-
에코는 나르키소스와 똑같이 외치면서
숲에서 나왔습니다.
-아니, 너였구나?
너 한테 붙잡히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낫겠다-
하고는 달아나
버렸습니다.
-죽는
편이 낫겠다.죽는편이 낫겠다-
에코는 슬픔에 잠겨
나르키소스의 끝말을 되풀이 하면서
동굴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동굴 속으로 들어간
에코는 너무나 슬픔에 잠겨
소리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나르키소스가
남을 사랑할 줄 모르는 것을
안
복수의 신 네메시스는 화가
났습니다.
-남을 사랑하려고 하지 않는 자여.
자기 자신이나 사랑하거라-
복수의 신은 저주를
내렸습니다.
나르키소스는 그
저주를 받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물을 마시려고 샘 가에 가서 엎드렸습니다
나르키소스는 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홀딱
반했습니다.
그
그림자에 반해서 자신의 모습을 잡으려 했지만
그때마다 사라지곤 했습니다.
나르키소스는 눈물을 흘리며 깨달았습니다.
-아. 남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를
이제야 알겠구나. 마치 가슴이 타는 것 같구나-
나르키소스는 물가에 앉아서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소리만 남은 에코가
나타났습니다.
-아름다운 에코여.
안녕-
-안녕,
안녕-
나르키소스가 죽은 후 샘 가에
꽃 한 송이가
피었습니다
이 꽃이 수선화
곧 나르키소스입니다
'꽃과 설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 나라의 꽃 무궁화 (0) | 2005.08.01 |
---|---|
나라를 구한 엉겅퀴의 꽃말을 아세요 (0) | 2005.07.29 |
항거와 결백의 표시로 자결하고 만 여자의 넋 봉선화 (0) | 2005.07.27 |
자양화라고 하는 수국 (0) | 2005.07.26 |
센토레아라고 하는 수레국화를 아세요 (0) | 2005.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