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물러나 90리를 피한다는 고사성어 퇴피삼사(退避三舍)

박남량 narciso 2022. 3. 19. 13:40

물러나 90리를 피한다는 고사성어 퇴피삼사(退避三舍)

낭만적인 산책길 다대포 고우니생태길



춘추시대 진나라의 문공(文公)은 국군이 되기 전, 난을 피해서 나라 밖을 떠돌아다녀야 했다. 마침 초나라에 갔을 때 성왕(成王)은 그를 극진히 대우했다. 어느 날 성왕이 문공을 위해 성대한 연회를 베풀며 물었다.
공자께서 진나라로 돌아가서 군주가 되시면 내게 어떻게 보답하겠소?”

문공이 대답했다.
왕께서는 보석, 미녀, 비단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고 희귀한 새와 상아 또한 귀국에서 나서 우리 진나라로 돌아오니 무엇으로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초나라 왕은 집요하게 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나라에 조금이라도 보답을 해야 하지 않겠소?”

문공은 한참을 고민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왕의 은혜를 입어 제가 본국으로 돌아간다면 언젠가 불행해도 두 나라 군대가 중원에서 대치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진나라 군대가 삼사(90, 옛날에는 군대가 하루 동안 30리를 행군했는데 이를 사()라고 일컫는다)를 물러서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BC632
년 실제로 진과 초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졌다. 초나라는 대군을 이끌고 진나라를 향해 진군했다. 문공은 초나라 군대가 가까이 다가오자 전군을 향해 90리를 후퇴하라고 명령했다. 진나라 군사들은 자신의 주군이 초나라 군대를 피하자 이를 치욕으로 여겼다.

진나라 문공이 90리를 물러선 것은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전략상의 필요 때문이었다. 그는 이 방법으로 진나라 병사들을 자극하는 한편 우쭐해진 초나라 군대의 허점을 노렸던 것이다.

퇴피삼사(退避三舍)에는 전략의 다양한 측면이 담겨 있다. 대중의 지지를 얻고 전쟁의 주도권을 쥐려면 설사 불리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교훈 외에도 당장은 져주는 것처럼 미끼를 던져서 오만한 상대로 하여금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하게 만들어 결국에 승리를 거둔다는 전략이다.


춘추시대에 일어난 한 사건에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퇴피삼사(退避三舍)이다.

퇴피삼사(退避三舍)란 물러나 90리를 피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과 다투지 않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여 물러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상황에 맞게 품어주고 물러서는 것이야말로 큰일을 이루는 안목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