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사랑

문정희 꽃시 / 찔레

박남량 narciso 2008. 5. 23. 09:39

       찔 레


       문정희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가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 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 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만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리 늘 말을 잃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