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가는 버스
나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그 정류장을 향해 지금도 앞만보고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아직은 이를 거리도, 닿을 시간도 아닌가보지만 오래지 않아 그 정류장에 도착하여 내가 타고가야할 버스를 조용히 기다리게 될 것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을 그 시간, 그 정류장, 나는 거기서 홀로 내가 타야할 버스의 정차를 다소곳이 기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길 모퉁이를 돌아서 동시에 들어오는 2대의 버스 그러나 반드시 1대 밖에 설 수 없는 그 자리에 과연 어떤 버스가 서게될지 머리속에 가늠하며 살아온 지난날을 잠시 더듬어 보게도 되리라 천국으로 가는 버스와 지옥으로 가는 버스, 과연 둘 중에 어느 버스가 서게 될지는 생명을 주신 분만이 아시는 일이다 주신 분이 또 거두어 가기도 하시기에 피조물인 내가 원하는대로 정차를 명할 수는 없지만 이제까지 하늘에 소망을 두고 나름대로 살아 왔기에 다만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바라고 있을 것이다 꼭 천국으로 가는 버스가 멈춰서기를!
- 오정방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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