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일이든 적당한 장소에서 논하라는 고사성어 조명시리(朝名市利)
진나라 혜문왕 때의 일이다. 중신 사마조는 어전에서 촉의 오랑캐를 정벌하면 국토도 넓어지고 백성들의 재물도 쌓일 것이므로 일거양득이라며 촉으로의 출병을 주장했다.
그러나 재상 장의는 그와는 달리 혜문왕에게 이렇게 진언했다. 진나라는 우선 위, 초 두 나라와 우호 관계를 맺고 한나라의 삼천지방으로 출병한 후 천하의 종실인 주나라의 외곽을 위협하면 주나라는 스스로 천자를 상징하는 보물이라는 구정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반드시 그 보물을 내놓을 것이옵니다. 그때 천자를 끼고 천하에 호령하면 누가 감히 복종하지 않겠나이까? 이것이 패업이라는 것이옵니다. 그까짓 변경의 촉을 정벌해 봤자 군사와 백성을 피폐케 할 뿐 무슨 명리가 있겠나이까?
신이 듣기로는 朝名市利 명성은 조정에서 다투고 이익은 저자에서 다툰다고 하옵니다.
지금 삼천 지방은 천하의 저자이옵고 주나라 황실은 천하의 조정이옵니다. 그런데도 전하께서는 이것을 다투려 하지 않고 하찮은 오랑캐의 촉을 다투려 하시옵니다. 패업을 멀리하시려는 것은 아니옵나이까? 그러나 혜문왕은 사마조의 진언에 따라 촉의 오랑캐를 정벌하고 국토를 넓히는 데 주력했다.
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가 조명시리(朝名市利)이다.
조명시리(朝名市利)란 명성을 원하는 자는 조정에 놀고 이익을 원하는 자는 시장에서 논다는 뜻으로 무슨일이든 적당한 장소에서 논하라는 말로 비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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