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생명의 근원이며 인생의 승패를 좌우하는 도구입니다
어리석은 자는 일이 이루어진 뒤에도 모르고 지혜로운 자는 문제가 싹트기도 전에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리석은 자들은 어떤 일이 일어나고 한창 진행되어도 그것이 자기한테 무엇을 뜻하는지조차 모릅니다. 반면에 지혜로운 자는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 조짐을 읽고 미리 적절하게 대처합니다. 이를 보여주는 고사로 중국 진(秦)나라 진시황(秦始皇 BC259-BC210)과 명장 왕전(王翦 생몰년 미상)의 이야기입니다.
진시황(秦始皇)의 천하통일을 도운 인물 중에 왕전(王翦)이라는 명장이 있었습니다. 역사상 최강의 권력을 손에 쥔 진시황진시황(秦始皇)은 본래 사람에 대한 의심과 질투가 많은 성격이었습니다. 그는 아무도 믿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독점 권력을 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능력이 있는 자는 출신을 막론하고 등용한 황제였습니다.
진시황(秦始皇)은 왕전(王翦)에게 60만 대군의 지휘권을 맡겼습니다. 60만 대군은 진(秦)나라의 전 병력이라고 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왕전(王翦)은 마음만 먹으면 칼을 거꾸로 쥐고 진시황(秦始皇)을 칠 수도 있었습니다.
진(秦)나라가 초(楚)나라를 징벌할 때 왕전(王翦)이 60만 대군을 이끌고 출전하였습니다. 출전하는 날, 진시황(秦始皇)이 친히 성문 밖에까지 따라나서며 배웅했는데 이때 왕전(王翦)이 엉뚱한 말을 꺼냈습니다.
"이번에 제가 큰 공을 세우면 연못이 있는 좋은 집과 논밭 그리고 정원을 하사받고 싶습니다."
진시황(秦始皇)은 별 시시한 얘기도 다 한다고 생각하며 대답했습니다.
"알겠소이다. 장군. 그런데 땅과 좋은 집을 원하다니 뜻밖입니다."
"지금까지 전쟁터를 누비면서 큰 공을 세웠는데 후(侯)로 봉해지거나 큰돈을 받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좋은 땅과 집을 받아 제 일신의 안녕과 후손들에게 밥걱정을 덜어주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다른 것은 바라지 않으니 그저 좋은 땅과 집만 주시길 바랍니다."
진시황(秦始皇)은 왕전(王翦)이 늙어서 그런가 보다 하며 큰 상을 내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왕전(王翦)이 왜 뚱딴지 같은 말을 꺼냈는지 전혀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 후로도 왕전(王翦)은 전쟁터로 향하면서 다섯 번이나 진시황(秦始皇)에게 사람을 보내 승리하면 좋은 논밭을 달라고 청했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왕전(王翦)의 부관들이 걱정이 되어 왕전(王翦)에게 물었습니다.
"장군의 요청이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자꾸 땅과 집을 달라는 사신을 보내는 것이 화가 되지 않겠습니까? 혹시라도 진왕의 노여움을 살까 두렵습니다."
그제야 왕전(王翦)은 참모들에게 조용히 자신의 속마음을 밝혔습니다.
"그렇지 않다. 진시황은 냉혹한 군주라 누구도 믿지 못한다. 의심과 질투가 많다. 지금 진나라의 전 병력이 내 손에 있는데 안심하고 있을 리가 없다. 이렇게 재산이나 탐내는 노인네처럼 굴어야 혹시 반역하지 않을까하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당시 진시황(秦始皇) 주변에는 간신배들이 들끓어서 자칫 줄을 잘못 섰다가는 언제 목이 달아날지 모르는 형편이었습니다. 왕전(王翦)은 문제가 싹트기 전에 미리 알아서 현명하게 대처한 것입니다. 진시황(秦始皇) 앞에서 자신의 능력과 인품 등을 일부러 낮추었습니다. 권력보다는 금전에 욕심 있고 1인자보다는 참모로서 더 쓸모 있다고 하면서 1인자보다 단 한 분야도 우월하지 않다는 점을 알려주고 증명한 것입니다. 그러한 결과 진(秦)나라의 천하통일 이후 수많은 공신들이 죽을 때 왕전(王翦)만은 진시황(秦始皇)의 최대 조력자로서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인생을 위험에 빠뜨리는 가장 위험한 적은 사람의 마음입니다. 세상에서의 삶의 원리와 병법에서까지 그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도 말씀이 있습니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루카 6,45)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의 생각이 어느 정도로 중요한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서에서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네 마음을 지켜라. 거기에서 생명의 샘이 흘러나온다." (잠언 4,23)
<사진: 낙동강 하구언 고니 나루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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