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덕이 있으면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그를 따른다는 고사성어 도리불언(挑李不言)

박남량 narciso 2017. 1. 6. 12:50


덕이 있으면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그를 따른다는 고사성어 도리불언(挑李不言)



중국의 한왕조(漢王朝)에 있어서 가장 큰 고민은 북쪽과 서쪽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던 흉노(匈奴)였다. 이 오랑캐와 싸워 크게 승리하고 그들의 힘을 꺾은 임금이 무제(武帝)였다. 이 무제(武帝)의 아버지인 경제(景帝)를 도운 장군이 이광(李廣)이었다. 사기(史記)에서는 그의 고전분투하는 모습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섬서성 북부 황하의 서안 전투에서 불과 백 기(騎)를 이끌고 출전한 이광(李廣)은 수천 기(騎)의 오랑캐 군사와 마주쳤다. 이를 본 이광(李廣)의 병졸들이 겁을 먹고 도망치려 하자 이광(李廣)이 그들을 만류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도망치면 그들에게 쫓겨서 전멸하고 만다. 그러나 침착하게 가만히 자리를 지키면 저들은 우리가 유인하러 나온 미끼군사로 후방에 본대가 있는 줄 알고 쳐들어 오지 못할 것이다."

그러고는 모두 말에서 안장을 풀도록 명령했다. 과연 오랑캐들은 공격해오지 않았고 얼마 뒤에 적장이 십여 기(騎)를 이끌고 정찰을 왔다가 이광(李廣)이 쏜 화살에 놀라 모두 물러갔다."

오랑캐들은 여러 해 동안 감히 침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뒷날 이광(李廣)은 북평군의 태수가 되어 북쪽으로 출전했다가 사막지대에서 길을 잃게 되자 책임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모든 장병은 그의 높은 덕망을 기려 통곡했다고 한다.

사마천(司馬遷)이 전한(前漢)시대 경제(景帝) 임금을 섬기던 장군 이광(李廣)의 전기를 쓰면서 그의 인물평을 이렇게 기록하였다.

"이광(李廣)은 평소 근엄하고 진실하여 촌사람처럼 보였으며, 입이 무거워 말을 가볍게 하지 않았다. 桃李不言 下自成蹊(도리불언 하자성혜) 복숭아와 오얏 나무는 오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꽃과 열매가 있어 사람들이 모이므로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말이다. 그가 죽은 뒤에 세상 사람들은 그를 알건 알지 못하건 모두 그의 죽음을 애처롭게 여겼다. 그의 충직한 마음이 사나이다워서 믿음직했기 때문이다."

이 글에 따르면 도리불언(挑李不言)이란 말은 당시에 이미 속담으로 널리 쓰이고 있었다고 한다. 도리불언(挑李不言)이란 글귀는 그가 죽은 지 800년 뒤인 당(唐)의 시인 왕창령(王昌齡)의 칠언절구(七言絶句)에 실려있다.


사기(史記) 이광전찬(李廣傳贊)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도리불언(挑李不言)이다.

도리불언(挑李不言)이란 북숭아나 오얏 나무는 뽐내지 않아도 그 아름다운 꽃과 맛있는 열매를 탐내어 많은 사람이 모여들 듯이 사람도 덕이 있으면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 스스로 그를 따르게 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