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온 날 저녁
글 / 이성교
눈 온 날의
저녁은
공연히 가슴이
설렌다.
아무
집에라도
들어가
무엇을 마구 얘기하고
싶다.
온 세상에 눈이
쌓였는데
바다만 유난히 파란 얼굴을
하고
소리치고
있다.
언제쯤
울릉도
형님이
바다를 열고
오실까.
황제의 항서와도 같은 무거운
비애가
맑게
가라앉은
하얀 모래벌 같은
마음씨의
벗은
없을까
내
마음은
한 폭의
기
보는 이 없는
시골에서
때로
울고
때로 기도 드린다.
이성교(1932- )
강원도 삼척. 주로 고향인 강원도의
풍물을
소재로 한 전통적인 서정시가
많다. 눈 온 날 저녁에 느끼는 자연에
대한 경건한 마음을 노래한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