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꾸짖기 전에 나를 먼저 꾸짖어라
알프레드 대왕이 영국의 웨스트 색슨을 통치했다. 왕은 덴마크 침략자들로부터 영국을 지키려는 의지와 백성의 교육과 문화를 강조한 치적으로 영국사에서 훌륭한 왕으로 꼽힌다. 지금까지도 알프레드 대왕이라고 불리워진다. 알프레드가 왕위에 있던 당신의 영국은 험난한 시대로 덴마크인들이 바다를 건너 침공해 왔던 것이다. 수많은 전투 끝에 알프레드 왕이 이끄는 영국 군대는 붕괴되어 뿔뿔히 흩어지게 되었다. 알프레드 왕도 마찬가지 신세가 되었다. 그는 목동으로 변장해 숲속과 늪에 몸을 숨겼다. 며칠 헤매던 어느 날 나무꾼의 오두막을 발견했다. 지치고 굶주린 그는 나무꾼의 아내에게 먹을 것과 잠자리를 구걸했다. 그 여인은 동정어린 눈으로 형편없는 몰골의 알프레드 왕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가 누구인지 알 길이 없었다. 그 여자가 말했다. " 지금 화덕에 굽고 있는 이 빵을 봐준다면 저녁을 드리지요. 나는 나가서 젖소의 젖을 짜 주어야 한답니다. 젖을 짜는 동안 잘 지켜봐요. 빵을 태우지 말아요."
알프레드 왕은 공손하게 인사한 다음 불 옆에 앉아 빵에 신경을 집중하려고 했지만 그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그의 머리 속을 채웠다. 자신이 나무꾼의 오두막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도 굶주리고 있다는 것도 빵에 관한 것도 잊고 말았다. 잠시후 그 여자가 들어왔을 때 집 안은 온통 연기로 가득 찼고 빵은 새카맣게 타 있었다. "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게으름뱅이 작자 같으니라구" 여자가 소리를 지르며 "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 먹을 것을 달라고 하면서 이만한 일도 못해준단 말이야? 이제 우리 모두 저녁을 굶게 되었어." 알프레드 왕의 얼굴은 수치심으로 붉어졌고 바로 그때 나무꾼이 돌아왔다. 나무꾼은 아내를 향해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며 당신이 꾸짖는 분이 알프레드 왕이라고 하니 그의 아내는 두려움에 질려 왕 가까이 다가가 무릎을 꿇고 용서해 줄 것을 빌었다. 현명한 왕 알프레드는 그 여자에게 " 그대에게는 나를 꾸짖을 권리가 있다. 나는 그대에게 빵을 잘 지켜보겠다고 얘기했는데 그 말을 지키지 못하지 않았는가. 나는 그대에게 그런 꾸짖음을 들을만하다. 누구에게나 수행해야 하는 크고 작은 의무가 있는 법인데 나는 그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나는 왕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겠다." 오래지 않아 마침내 영국에서 덴마크 병사를 몰아냈다.
윌리엄J.버너트의 The Book of Virtues for Young People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덕목의 책(김명렬 역)에 나오는 알프레드 대왕과 빵이라는 이야기이다. 지도력과 책임감은 병행한다는 것과 진정한 지도자는 사소한 의무도 태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수사견(一水四見)이란 말이 있다. 흘러 가는 물을 보면서도 사람은 마시는 물로 보고 물고기는 그들이 거주하는 집으로 본다. 귀신은 피가 흐르는 것으로 보고 천인은 보물로 장식된 땅으로 본다는 뜻으로 불교 쪽의 이야기로 표현한 말이다. 사람들은 모두가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모든 것을 자신의 잣대로 자기의 이익에 연관지으려 한다는 뜻이다. 요즈음의 세태를 바라보면서 그러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면 잘못된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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