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지나치게 아부함을 뜻하는 고사성어 연옹지치(吮癰舐痔)
전국 시대 오기(吳起)는 위(衛)나라 출신으로 병사 다루는 일을 좋아했다. 그러나 고향에서 그에 대한 평은 좋지 않았다. 오기(吳起)는 자신을 잔인하고 의심이 많다고 비난하는 마을 사람을 죽이고, 어머니 앞에서 자신의 팔을 깨물면서 한 나라의 재상이 되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는 증자(曾子)에게 학문을 배우게 되었는데, 얼마 후 어머니가 별세했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고향으로 돌아가서 상복을 입지 않았으므로 증자와는 사제관계가 끊어지고 파문을 당하자 유학(儒學)을 단념하고 생존전략을 위한 병법을 배워 작은 노(魯)나라로 가서 군주를 섬기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제(齊)나라 군사가 노(魯)나라를 공격해오자 다급해진 노나라 군주는 병법에 능한 오기(吳起)를 장군으로 임명하려 했으나 그의 아내가 제나라 사람이라고 입방아에 오르내리자 오기는 망설임없이 아내를 죽여 제나라 편이 아님을 분명히 하여 장군으로 기용되어 제나라를 물리쳤다.
그러고 나서 오기(吳起)는 서쪽의 위(魏)나라로 가고 싶어 했다. 이에 위나라의 문후(文候)가 재상 이극(李克)에게 상의하자, 오기(吳起)는 탐욕스럽고 호색하지만 병법에 있어서는 그를 따를 자가 없다고 하면서 천거했다. 위(魏)나라 문후(文候)는 오기(吳起)를 장군으로 삼아 진(秦)나라를 쳐서 성 다섯 개를 함락했다.
오기(吳起)는 장수가 되자 신분이 가장 낮은 병사들과 똑같이 옷을 입고 밥을 먹었다. 잠을 잘 때도 자리를 깔리 못하게 하고, 행군할 때도 말이나 수레를 타지 않고 자기가 먹을 식량은 직접 가지고 다니는 등 병사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었다.
한번은 종기가 난 병사가 있는데 오기(吳起)가 그 병사를 위해 고름을 빨아 주었다. 병사의 어머니가 그 소식을 듣고는 소리 내어 울었다. 장군께서 직접 고름을 빨아주셨는데 어찌하여 슬피 소리 내어 우느냐고 어떤 사람이 그 까닭을 물었다. 그의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예전에 오공(吳起)께서 우리 애 아버지의 종기를 빨아 준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은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용감히 싸우다가 적진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오공이 지금 또 제 자식의 종기를 빨아주었으니 이 아이도 어느 때 어디서 죽게될지 모릅니다."
손자오기열전(孫子吳起列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연옹지치(吮癰舐痔)이다.
연옹지치(吮癰舐痔)란 종기난 상처의 고름을 입으로 빨고 치질이 생긴 항문을 혀로 핥는다는 뜻으로 남에게 지나치게 아첨함을 이르는 말이다.<꽃사진: 클레로덴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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