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남들은 저리 사는데 하고 부러워하지 마시게

박남량 narciso 2015. 7. 24. 08:26


남들은 저리 사는데 하고 부러워하지 마시게



우리는 누구나 외로움을 느낀다. 외롭다는 것은 혼자 쓸쓸하다는 것이다. 법정 스님은 조화로운 삶에서 외로움을 이렇게 말한다. 『혼자사는 사람들만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세상사람 누구나 자기 그림자를 이끌고 살아가고 있으며 자기 그림자를 되돌아보면 다 외롭기 마련이다.』그러나 우리들 중 누구도 그 외로움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고는 하지 않는다.

사랑을 나누어 준다는 것은 사랑이 머물고 싶어하는 우리의 황량한 가슴을 채워주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의 따스한 빛을 아낌없이 나누어줄 때 우리는 신통하게도 그 사랑의 빛이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신비한 것이다 혹은 영원한 불가사의라고 말한다. 민담(民譚)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어느 나뭇꾼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 칡덩굴을 거두려고 붙들었는데 그것이 하필 그늘에서 자고 있던 호랑이 꼬리였다. 말 그대로 잠자는 호랑이를 건드린 나뭇꾼은 깜짝 놀라 나무 위로 올라갔다.

화가 난 호랑이는 나무를 마구 흔들었다. 나뭇꾼은 놀라 그만 손을 놓아 나무에서 떨어졌는데 떨어진 곳이 호랑이 등이었다. 호랑이가 놀라 몸을 흔들었고 나뭇꾼은 호랑이 등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호랑이는 나무꾼을 떨어뜨리기 위하여 달리기 시작했다. 나뭇꾼은 살기 위해서 사력을 다해 호랑이 등을 더 꽉 껴안고 있었다.

그런데 한 농부가 무더운 여름에 밭에서 일하다가 이 광경을 보고는 불평을 합니다.

『나는 평생 땀흘려 일하면서 사는데, 어떤 놈은 팔자가 좋아서 빈둥빈둥 놀면서 호랑이 등만 타고 다니는가?』

세상의 일이란 정말로 복잡하고 미묘하다. 까딱 잘못하면 남의 입에 오르내려야 하고 때로는 이쪽 생각과는 다르게 오해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죽기 살기로 호랑이 등을 붙들고 있는 나뭇꾼을 농부는 부러워한다. 나는 뜨거운 뙤약볕에 일을 하고 남들은 호랑이 등을 타고 신선 놀음을 하는 듯하다. 때론 남들을 보면 다 행복해 보이고 나만 고생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을 알고 보면 어렴풋이 깨달을 수가 있을 것이다. 사람 사는 것이 다를 게 무엇이 있겠는가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나와 똑같은 외로움 속에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보시게 우리네 인생>이란 좋은 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남들은 저리 사는데 하고 부러워하지 마시게. 깊이 알고 보면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 삶의 고통이 있고 근심 걱정 있는 법이라네. 옥에도 티가 있듯 이 세상엔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저 비우고 고요히 살으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