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망하여 없어졌으나 산과 강은 예전과 다름없다는 고사성어 국파산하(國破山河)
중국 당(唐)나라 현종(玄宗) 황제 때 수도인 장안(長安)이 안록산(安綠山 ?-757)이 이끄는 반란군의 손에 넘어갔다. 두보(杜甫)는 이 소식을 듣고 새로 즉위한 숙종(肅宗)을 뵙고자 혼자 영무로 달려갔다. 10년 동안 벼슬 길에 있었으나 변변한 자리 하나 얻지 못했던 그가 먼길을 달려 새 임금을 찾은 까닭은 무엇인가?
두보는 이민족인 안록산의 말발굽에 짓밟힐 가족과 백성 그리고 민족 문화의 미래가 숙종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러나 두보는 불행히도 도중에 적군의 포로가 되어 장안으로 압송된 뒤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이듬해 어느 봄날 장안에서 포로생활을 하던 두보는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다.
春 望 (춘망)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국파산하재 성춘초목심)
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감시화천루 한별조경심)
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봉화연삼월 가서저만금)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백두소경단 혼욕부승잠)
나라는 망하여도 산하는 그대로 남아 있구나. 성은 봄을 맞아 초목이 푸르르나
바뀐 시대를 느끼니 꽃 한 송이 눈물겹고 처자와의 이별을 한탄하니 새소리에도 마음이 아프다
횃불은 석 달을 이어지니 집사람으로부터 안부 편지를 받는다면 천만금을 주어도 아깝지 않겠네
흰머리르 긁으니 더욱 빠져 짧아졌고 설령 벼슬을 한들 관을 쓰고 찌를 수도 없게 되었다.
두보(杜甫)의 시(詩) 춘망(春望)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국파산하(國破山河)이다.
국파산하(國破山河)란 나라는 망하여 없어졌으나 산과 강은 예전과 다름없음을 뜻하는 말이다.<꽃사진: 부겐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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