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잊어 버릴지도 모를 사랑의 순간, 지혜가 다가오는 순간을 깨닫게 해 줄 것입니다

나눔은 잊어 버릴지도 모를 사랑의 순간, 지혜가 다가오는 순간을 깨닫게 해 줄 것입니다

도(道)를 닦으려는 두 선비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덕(德)이 높은 사람을 찾아 뵙고서 도움이 될 말씀을 들어보려고 길을 나섰습니다. 도중에 교회를 지나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교회로 들어가 예배를 올리려고 하였습니다.

교회 앞에는 세 사람의 장님이 앉아서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스스로 눈이 멀게 된 까닭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는 일찍이 매우 게을러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부자를 성대하게 장사지내며 많은 금은 보화를 묻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밤에 부자의 무덤을 들어가 그것들을 전부 끄집어냈습니다. 다만 그의 속옷만은 남겨두었습니다.

무덤에서 나온 뒤에는 그 옷마저도 다시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들어가 그것마저 벗겨내려고 하였더니, 죽은 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두 손가락으로 나의 두 눈을 파내어 버렸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마침내 장님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말을 들은 두 선비는 "이는 하느님이 장님에게 명령을 내려, 우리에게 욕심을 경계하라고 가르쳐 준 것이다. 우리는 많은 이익을 얻었다."라며 더 이상 덕(德)이 높은 사람을 찾아뵈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빤또하(Didace De Pantoja 1571-1618)의 칠극(七克 The Seven Victories)에서 나누는 이야기입니다. 탐욕(貪慾)스럽고 인색하다는 것은 재물에 욕심을 내고 쓰는 것에 인색한 것만이 아닙니다. 지혜를 탐내고(智貪) 남에게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것에 인색한 것도 있습니다. 재물에 인색한 사람은 재물을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가 죽을 때에는 재물을 남겨 두어 다른 사람이 쓸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러나 재능이란 쓰지 않으면 그가 죽을 때 그와 함께 죽어버립니다. 따라서 남들도 재능을 쓸 수가 없으니 이로울 것이 조금도 없습니다. 재능은 나눌 때 아름다운 것이지 나누지 않으면 아름다운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재능은 나눌수록 더욱더 늘어나게 되는데, 무엇 때문에 아껴야 할까요. <꽃사진: 후리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