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사랑

꽃시 상사화

박남량 narciso 2008. 1. 26. 08:58

 

 

                                   상  사  화

                                                                양 전 형


그리움은 맨 뒤에 피어나는 것
다 떠난 뒤
뜬구름 같은 기억이 작달비를 몰고 오는 날
알몸으로
그리움의 모양을 그려내는 것

다 버린 뒤
뜨거운 서러움이
작달비를 타고 내리는 늦여름
힘겹게 땡볕 뚫으며 자란 그리움을
마침내 피워 내는 것

지난 일은 묻혀야 아름다운 것
기다란 대궁 맨 끝끝까지
기어이
자홍색으로 다 울어버리는 것
그리고는 잊어버리는 것
아, 여섯 갈래 꽃잎으로 오려지는 이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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