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사랑

꽃시 과꽃 / 강세화

박남량 narciso 2008. 1. 23. 09:21

 

                                      과   꽃

                                                                강 세 화
  
  
처서(處暑) 지나고
과꽃이 뜰을 채우고 있다
지조(志操) 지켜 피는 꽃을
초가을 햇볕이 떠받들고 있다
마음은 선선히 살찌면서 시름이 만만하여
아무래도 엇나가는 조짐이 찬란하다
  
부수고 몰아내고 밀어붙여서
이대로 살맛나는 실명(實名)세상이 올지
저간의 환호성이 아련한 곁에서
과꽃이 피어있는 뜰을 바라보며
이래 저래 지꺼분해도 카프카즈 갈 수 없는 몸은
반반한 얼굴이 부끄럽지 않은
꽃 한 송이에 반해서
생각을 누르며 마땅히 서 있다
  
처서 지나 껑충해 진 기운이
뜰을 채우고
내 마음을 채우고
수없이 배반(背反)하고 돌아서면 다시보는 안마당에
그나마 마음 둘 데는 있어야 할까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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